한 달 간 '8조'...국내 증시 사들인 외인, 'SK하닉' 베팅
2024.02.29 16:11
수정 : 2024.02.29 16: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입했던 외국인이 최근에는 SK하이닉스에 매수세를 집중하고 있다.
2월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179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한 달 간 코스피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순매수 자금은 8조480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의 순매수 대금(1조797억원)과 비교하면 8배에 육박한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 1월에도 코스피시장에서 3조482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개인 순매수(2조8611억원)를 압도한 바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열품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코스피시장의 경우 외국인 수급이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41거래일 가운데 30일, 2월에는 19일 중 17일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시장에서 연초 이후 11조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을 4820억원어치 사들이며 전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주식을 2조3000억원어치 사들인 것과 비교할 때 매수 타깃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371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19만2000원을 제시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이 19만원으로 눈높이를 높였다.
지난달 말에도 미래에셋증권이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올린 바 있으나 17만3000원에 불과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12만5000원으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목표가를 대폭 상향한 교보증권의 수치도 18만원이었다.
삼성증권 황인성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에 따른 주가 급등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대, 레거시 D램 가격 상승, 낸드 흑자전환으로 올해 연간 에상 영업이익을 14조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인공지능(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여기에 채택되는 HBM의 용량도 확장됨에 따라 HBM 총 공급물량은 올해 12억기가바이트(GB) 또는 그 이상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2024년과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2조원과 16조6000억원으로 종전보다 19%, 10% 확대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