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교급' 대거 격돌… 정현우·정우주·배찬승 보배 찾았다

      2024.03.13 18:32   수정 : 2024.03.13 18:32기사원문
2024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지금까지 펼쳐진 11번의 대회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대회로 평가받는다. 일단, 날씨가 좋았다. 첫날 다소 춥기는 했지만 비가 오지 않아 단 1이닝도 취소되지 않았다.

거기에 이번 대회는 역대 가장 수준 높은 경기 내용으로 야구팬들에게 큰 화제를 낳았다. 최초로 9경기를 진행한 유튜브 중계도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역시 최강은 덕수고… 전주·대구·부산고 등 대항마

올 시즌 최강은 단연 덕수고다. 이는 대회에 들어가기 전부터 공인된 사실이었다. 많은 고교들이 "타도 덕수"를 외치며 기장에 집결했다. 하지만 덕수고의 정상 등극은 쉽지 않았다. 경북고, 북일고, 대구고, 전주고가 각각 덕수고와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덕수고는 정현우, 김태형, 임지성, 유희동 등 3학년을 풀가동했지만, 쉬운 승부를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고교야구의 어렴풋한 판도가 드러났다. 덕수고의 아성에 전주고, 대구고, 부산고, 충암고 등이 도전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희미한 구도가 잡힌 것이다. 지난해 명문고야구열전에 참가했던 팀들 중 무려 4개 팀이 전국대회 우승(대구고, 부산고, 덕수고, 경북고)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번 결승전은 11번의 대회 중 가장 극적이었고 수준 높은 결승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확실하게 드러난 톱3…정현우·정우주·배찬승 폭발

이번 대회의 또 하나의 수확은 역시 초고교급 슈퍼스타들의 탄생이다. 2024 명문고야구열전의 톱3라고 할 수 있는 정현우(덕수고), 정우주(전주고), 배찬승(대구고)이다. 이 세 명은 현재 시점에서는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5번째 순번 이내에 무조건 나갈 수밖에 없다. 내일 드래프트를 한다면 이 3명이 1~3번으로 지명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우주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본 선수다. 문동주 이후 최고의 부드러운 폼에서 152㎞를 연거푸 뿌려대며 강력한 최대어 후보로 떠올랐다. 거기에 6이닝, 5.1이닝에 100구에 가까운 공을 던져도 힘이 떨어지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정현우는 차원이 다른 안정성을 자랑했다. 10.1이닝 동안 사사구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날카롭게 휘어지는 슬라이더와 타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슬로커브는 탈고교급으로 인정받았다. 배찬승은 우타자의 대각으로 꽂히는 포심패스트볼이 일품이다. 스피드도 이미 147~148㎞까지 꾸준하게 나오고, 제구력도 우수하다. 정현우, 정우주의 라이벌로 손색이 없다. 이밖에 권현우(광주제일고)와 김태형(덕수고)도 상위 지명 후보로 우뚝 섰다.

■아직은 아쉬운 야수세… 최윤석·우정안·김준원 등 두각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적으로 야수들이 부진했다. 아직 경기감각이 없어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타자들이 이겨내질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야수 자원은 최윤석(전주고)과 우정안(덕수고)이다.

최윤석은 홈런 1개 포함 5할이 넘는 타율로 타격왕을 수상했고, 우정안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무려 5개의 안타를 몰아친데 이어 빠른 발까지 과시하며 이선우(충암고)와 함께 대회 최고 '툴가이'로 등극했다. 외야수 쪽에서는 결승전서 서영준이 홈런포로 체면을 살렸다. 서영준의 홈런포는 명문고야구열전 역사상 최장거리 홈런으로, 천연야구장 최상단에 꽂혔다.
주양준(경남고)은 충암고전에서 3점 홈런을 때려냈고, 박현서(경남고), 이진용(북일고), 박관우(경북고) 등도 주목을 받았다. 내야수로서는 김준원(인천고)이 최고급 유격수 수비로 강한 인상을 심었고, 권혁빈(대구고)은 빠른 발, 박재현(인천고)은 정확한 타격으로 주목받았다.
포수쪽에서는 이율예(강릉고), 이한림(전주고), 박재엽(부산고)이 두각을 나타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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