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빌려줬는데".. 父에 1500차례 연락한 20대子 "도박자금 좀"

      2024.03.16 10:03   수정 : 2024.03.16 10: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법원의 접근금지 조치에도 아버지에게 도박 자금을 빌리려고 1500차례나 연락한 20대 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정화준 부장검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도박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14일부터 올해 2월21일까지 1500차례에 걸쳐 문자나 전화 등의 방법으로 부친인 B씨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 및 연락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조사 결과 A씨는 고등학생부터 홀짝 맞추기와 사다리 타기와 같은 단순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댔다.
그러던 중 도박 자금이 필요하자 B씨에게 "주식과 가상화폐를 하는 데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그는 B씨를 속이기 위해 주식 투자로 돈을 번 것처럼 자신의 계좌를 캡처한 사진을 조작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군대에 가서도 이를 끊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손을 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B씨는 A씨가 심각한 도박 중독에 빠진 것을 알게 됐고, 2020년 초부터 A씨에게 돈을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A씨는 B씨에게 집요하게 연락을 했고, 그는 B씨에게 1500여건의 문자와 전화 등을 하며 스토킹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B씨는 주소를 바꾸고 A씨의 번호를 차단했지만 A씨는 계속해서 B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잠정조치 및 접근금지 임시 조치를 받았다.


수사 결과 B씨가 A씨에게 빌려준 돈은 17억여원에 달했으며, A씨가 2020년 초부터 지난해 6월까지 도박사이트 계좌에 입금한 자금은 약 26억원(환전 후 재입금한 금액까지 포함)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불구속 송치 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A씨의 상습도박 범행을 밝혀냈으며, 송치 이후 A씨가 아버지에게 수백번 연락한 사실을 확인한 뒤 검토 끝에 A씨를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관기관에 A씨가 이용한 불법 도박사이트의 차단과 도박사이트 관련 계좌에 대한 지급 정지 등을 요청했다"며 "도박 중독 치료와 예방을 위한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등 불법 인터넷 도박을 예방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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