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여행 꿀팁 & 10년 전 '홍대' 느낌 '반캉왓'
2024.03.23 07:00
수정 : 2024.03.23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번 여행은 치앙마이 4박, 치앙라이 3박으로 총 7박 8일 일정이었다. 항공권 가격을 아끼기 위해 중국동방항공의 경유 항공편 탔다. 인천→상하이→치앙마이 여정으로 항공권 가격은 20만원이 조금 안 됐다.
치앙마이에서 4박을 한 뒤 버스를 타고 치앙라이로 이동했다. 한국에 돌아올 때는 치앙라이에서 에어아시아를 탄 뒤 방콕에 내리고, 다시 다른 국적 항공사의 항공편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가격이 싼 경유 항공권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여행의 피로가 쌓인 뒤 귀국할 때는 직항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아래는 총 7박 8일 간의 주요 일정과 일부 식당을 기록한 내용이다. 차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보다는 훨씬 더 많은 곳, 더 멀리 있는 다양한 곳까지 볼 수 있었다. 여행 일자별로 동선을 고려해 이동했기 때문에 치앙마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참고 사항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가보고 싶거나 해보고 싶었는데 못한 것을 몇 가지 꼽자면 △코끼리 보호소에서 코끼리 먹이주기와 목욕시키기 △도이인타논 국립공원 트레킹 △정글을 가로 지르는 짚라인 체험 등이다.
치앙마이는 방콕에 비해 저렴한 물가로 한 달 살기가 유명한 곳이다. 한국의 오피스텔과 비슷한 콘도미니엄을 1달 동안 렌트해 사는데 보통 한 달 월세가 50만원~1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건기와 우기에 따라 치앙마이 미세먼지는 세계에서 가장 악명이 높다고 하니 참고해야 한다.
비행기 놓칠 뻔한 썰.. 여행자의 적 비염
치앙마이행 비행기를 타기 전, 상하이 공항 내부에 있는 벤치에서 사실상 노숙을 해야했다. 경유로라도 중국 땅을 밟아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상하이 공항의 와이파이는 사실상 먹통이었다.
공항 내에 마련된 자판기 같은 기기에서 여권을 스캔하고 와이파이 접속 패스워드를 얻었지만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와 같은 한국의 사이트 전부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인터넷이 막히니 너무 답답했는데, 일부 유럽의 관광객들은 차단된 사이트 없이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자유롭게 하고 있었다. 나 말고 다른 한국인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외교 문제 등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와이파이만 막아 놓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을 지새우고 치앙마이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정해진 게이트로 이동했다. 보딩 시간이 가까워 오자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지연 안내가 있었다. '몇 시간 지연되는 것인가'하고 물어봤지만 동방항공의 직원은 시간은 정해지지 않고 지연됐다는 말만했다.
게이트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전날 제대로 자지 못해 잠깐이지만 깊은 잠에 빠졌는데 잠결에 퍼뜩 정신이 들며 눈이 떠졌다. 주위를 살펴보니 나를 빼고 모두 비행기 탑승을 마친 상태였다. 허겁지겁 비행기 게이트로 뛰어가 거의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전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날씨도 쌀쌀했기 때문에 기존에 앓고 있던 비염이 조금 심해졌다. 비행기가 착륙할 시간이 다가오고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자 귀 고막 부분이 찢어질 정도로 아프기 시작했다.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느끼는 고통인데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고, 압력이 증가하기 시작할 때 고막에 미칠듯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 고막을 사이에 두고 외부와 내부에서 뾰족한 바늘이 동시에 찌르는 느낌인데, 비염이나 축농증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다. 비행기를 탈 때 한번도 이 고통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굉장히 행복한 사람일 것인데 사실상 이런 고통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님만 화이트마켓과 비어랩 맥주
치앙마이 첫 호텔은 '마야몰'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잡았다. 저렴한 호텔을 적당히 잡은 거라 별다른 특징이 없었고 생각보다 방이 작았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잠시 쉰 뒤에 치앙마이에서 첫 끼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치앙마이는 저렴한 가격에 미쉐린 등록 레스토랑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오기 전 유튜브 등을 통해 구글맵에 100곳이 넘는 식당을 체크해 두었다. 먹을 것보단 체험과 경험에 우선 순위를 두는 편이라 일정에 맞춰 적당한 곳에 가기 위해 가능한 많은 리스트를 만들어 뒀다. 첫 날 저녁을 먹은 곳은 '흐언므언짜이'라는 현지 음식점이었다. 오래된 목조 건물을 복원한 식당으로 웨이팅이 있어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바로 인근에 '카오소이 매싸이'라는 있었다.
태국 북부 요리인 '카오소이'는 치앙마이를 여행하게 되면 반드시 먹게 되는 메뉴다.
태국 북부지역의 대표 요리인 '카오소이'는 코코넛 밀크에 카레 가루를 넣은 국물에 에그 누들을 넣은 면요리다. 고명으로 튀긴 에그 누들을 올려주고 취향에 따라 닭, 소고기 등 고기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 식당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흐언므언짜이의 카오소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호불호 없는 맛이었다. 이후 두 번째 먹은 카오소이 식당은 매콤한 맛이 특징이었다. 카오소이, 태국식 소시지 싸이끄록, 삼겹살을 튀긴 듯한 돼지고기 요리를 먹었다.
저녁을 먹고 도보 거리에 있는 '비어 랩'이라는 펍을 찾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펍으로 가격대는 조금 있었지만 분위기가 괜찮았다. 다양한 수제 맥주와 칵테일 등을 갖추고 있었는데 첫 잔은 '치앙마이 블라섬'이라는 하우스 맥주를 골랐다. 메뉴판이 복잡할 땐 직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어보거나, 가장 윗줄에 있거나, 별 표시가 돼 있는 걸 고르는 편이다.
밥으로 배를 채우고, 맥주로 목을 축이고 소화도 시킬겸 걸어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원님만'옆에 조성된 플리 마켓인 '화이트 마켓'에 잠깐 들려 구경했다.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일본식 소품 등을 파는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있는 시장이었다.
10년 전 홍대느낌 '반캉왓'
치앙마이 이틀째 아침에는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받았다. 닛산의 작은 승합차였다. 사전 흠집 등을 체크하고, 선불금으로 약 1만 밧(4만원)을 건넸다. 역사적인 이유로 태국에 돌아다니는 차량 대부분은 일본산 차다. 다만, 작년과 달리 올해는 BYD 같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도 종종 눈에 띄었다.
늦은 아침은 치앙마이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님만해민'의 한 카페에서 해결했다. 님만해민은 치앙마이의 가로수길 이라고도 불리는데 우리가 간 식당은 '로즈마리'라는 작은 카페였다. 열대 과일을 두르고 꿀을 올린 토스트와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이어 차를 몰고 '반캉왓'으로 향했다. 반캉왓은 지역 예술인들이 공동으로 만든 공동체 공간이다. 한국으로 치면 약 10년 전의 홍대거리를 걷는 느낌이 든다. 평일에는 문을 열지 않아 출발 전에 요일을 체크하는 것이 필수다. 작은 수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수제 가죽과 종이로 만든 수첩(노트)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살짝 지름신이 왔지만 참기로 했다. 노트 표지에 적힌 "당신이 책을 읽을 때, 당신은 작가의 언어를 읽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글을 쓸 때, 당신은 당신의 영혼을 읽습니다"라는 문장이 좋았다.
이어 '반캉왓' 인근에 있는 카페 넘버39에 들렸다. 작은 숲 안에 나무로 지은 집이 있고 중간에 파란 호수가 있는 인테리어의 카페다. 사진을 찍기 좋은 카페로 '물감을 섞어 놓은 듯한 푸른 호수'는 실제로 주인이 물감을 풀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음료와 케이크를 먹으며 나무 위에 마련된 작은 집에서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의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