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 안되면 재건축 기약 없다"… 후발주자 잇단 합류

      2024.03.24 18:47   수정 : 2024.03.24 18:47기사원문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가장 먼저 정비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주민들의 열기가 뜨겁다."

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24일 "선도지구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며 이 같이 말했다.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공모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물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가장 먼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추진 단지는 물론 후발 단지까지 경쟁에 나서면서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연내 지방자치단체와 노후계획도시 정비기본방침·정비기본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1기 신도시별로 한 곳 이상을 선도지구로 선정할 계획이다.
1기 신도시는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이다. 이를 위해 5월 중 선도지구 공모에 착수하기로 했다.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의 수혜를 받아 1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정비사업이 추진된다.

현재로선 2~4개 단지를 묶어 개발하는 통합재건축 단지가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1기 신도시별 아파트 단지는 분당 130개, 일산 127개, 평촌 54개, 산본 39개, 중동 49개다.

후발 단지들의 주민설명회도 이어지며 공모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달 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금호·한양1·한양2·청구)은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통합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연다. 한국토지신탁과 압구정2구역 신현대 설계를 맡은 DA건축이 참여해 통합 재건축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양지마을은 지번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통합재건축이 적합한 방식"이라며 "통합재건축을 통해 선도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정자동 상록마을 라이프(750가구)는 이날 선도지구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인근의 상록우성(1762가구)도 지난 9일 선도지구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상록우성 측은 선도지구 경쟁을 위해 상록마을 라이프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안과 단독으로 경쟁에 뛰어드는 방안 모두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분당에서는 서현동 시범(삼성·우성·한양·현대), 금곡동 정자일로(임광보성·서광영남·계룡·화인유천·한라), 한솔마을 청구·한일·LG아파트 등이 선도지구 경쟁이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분당구 정자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기 신도시 특별법 호재가 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호가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4월 총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아직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에서도 후발 단지들의 주민설명회가 이어진다. 오는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2, 후곡7·8 통합재건축 제1차 주민설명회가 열린다. 통합재건축 규모는 2476가구에 달한다.
지난 1월에는 일산동구 마두동의 강촌1·2 백마1·2 통합재건축 설명회에 1500여명이 몰렸다. 평촌 샛별한양5·6단지도 지난 10일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선도지구로 지정되지 못하면 재건축 동력이 약화되거나 추진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이같은 이유로 공모를 앞두고 후발 단지들이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succu@fnnews.com 김서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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