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정보 협찬사에 제공한 방송사…법원 "방통위 제재 정당"

      2024.03.31 11:14   수정 : 2024.03.31 13: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채널A가 TV 프로그램 상담전화를 통해 수집된 시청자 정보를 법인보험대리점에 전달한 것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내린 제재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월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채널A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조치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채널A는 한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시청자의 정보를 부당하게 제3자에게 제공하고, 영업활동에 부당하게 유용했다는 이유로 지난 2022년 11월 방통위로부터 시정조치와 188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 도중 왼쪽 상단에 '전화상담(무료)'라는 자막을 표시했는데, 시청자가 전화할 경우 착신전환을 통해 콜센터 상담원에게 연결되도록 했다. 상담원이 수집한 이름과 연락처, 주소 등 개인정보는 채널A와 협찬계약을 맺은 법인보험대리점들에 제공했다.


채널A는 방통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상담접수 내용은 콜센터가 수집·저장한 것으로, 방송사가 정보를 알게 된 주체에 해당하지 않고 방송 종료 후 시청자가 상담전화를 건 경우는 방송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정보를 알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협찬사인 보험대리점은 소속 보험전문가의 방송 출연에 따라 협찬료를 지급한 것으로, 상담전화와는 대가관계가 없다고도 했다. 시청자에게 구체적이고 상세한 상담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상담 시 시청자에게 개인정보가 보험전문가에게 전달된다는 사실도 고지했으므로 영업활동에 부당하게 유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방통위의 제재가 정당하게 이뤄졌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시청자 정보를 직접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착신전환을 함으로써 시청자가 상담원에게 연결되도록 하는 행위를 했다"며 "협찬계약에서 원고가 보험대리점에 전화 또는 문자 상담으로 획득한 정보이용자 DB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원고가 정보 수집을 알고 있는 상태였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는 시청자가 전화상담의 주체를 원고로 오인하게 한 상태에서 보험 관련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시청자 정보가 보험대리점에 넘어가 마케팅에 활용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면서 "정보 제공 대가로 상당액의 협찬료를 지급받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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