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의혹 일파만파, 李대표 침묵 이유 뭔가

      2024.04.03 18:22   수정 : 2024.04.03 18:22기사원문
4·10 총선에서 경기 안산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편법대출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일 양 후보의 의혹과 관련해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를 찾아 검사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양 후보의 의혹은 딸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을 편법으로 대출받아 2020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40평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당시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은행·금고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을 때여서 딸의 사업운전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대출받아 매입비용에 충당했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되자 양 후보는 "우리 가족의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있느냐"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 혀를 끌끌 차게 하는 뻔뻔한 적반하장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가족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 "딸 때문에 (입시에서) 다른 학생이 떨어진 적은 없다"고 주장했던 것과 판박이다. 그 집을 다른 사람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매입할 기회를 빼앗은 것인데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니고 무엇인가.

문제는 양 후보의 이런 의혹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민주당과 이 대표의 대응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이른바 '친문' 전해철 예비후보를 꺾고 경선에서 이긴 양 후보가 '친명' 중의 친명인 '찐명(진짜 친이재명)'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공천이 공천이 아니라 사천임을 이 대표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양 후보는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다"라고 막말을 한 적이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총리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표현의 자유"라며 양 후보를 감쌌다. 야당 인사들에 관한 당내 문제이긴 하지만, 자신을 추종하고 따른다는 하나의 이유로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편법대출은 막말과는 다르다. 국민 상식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규정을 어긴 편법·불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총선 후보가 아닌 국무위원 후보였다면 즉시 사퇴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갭 투기' 의혹을 산 이영선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 편법대출로 부동산 투기를 한 양 후보도 경우가 다르지 않다. 지금이라도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양 후보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아니면 양 후보 스스로 물러나는 게 도리다.

항간에서는 양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면 양 후보가 쏟아낼 막말을 이 대표가 걱정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피의자 신분에 '형수 욕설'과 같은 약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추측이고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다. 만약 그것도 아니라면 이 대표는 지금 바로 양 후보를 퇴진시키는 게 마땅하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대표나 양 후보나 며칠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민심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민주당 전체와 이 대표에 대한 비난이 더 거세지고, 선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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