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쌍둥이 엄마' 40대 무용수, 자다가 뇌사..4명 살리고 떠났다

      2024.04.09 07:26   수정 : 2024.04.09 08: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쌍둥이를 양육하던 40대 무용수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지난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장희재씨(43)가 지난달 16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3월 9일 주말, 가족들과 부모님 댁에서 잠을 자던 중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장씨 가족들은 "7살 쌍둥이 아들들에게 엄마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났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고, 삶의 마지막이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는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장씨의 외할머니가 20년 넘게 신장 투석을 받았기에 장기가 아파 고생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장씨는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유족에 따르면 서울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장씨는 리더십 있는 성향이었고 남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책 읽는 것이 취미였으며 평소 봉사와 기부 등을 통해 어려운 사람 돕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장씨는 무용하는 언니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때 무용에 입문해 충남대학교 무용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매 학기 장학금을 탔으며 전국 무용제 금상과 '대전을 빛낸 안무가상'도 받았다. 이후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초등·중등 수업과 여러 대학에 무용 강의를 나갔다.
동시에 쌍둥이 자녀의 육아도 함께한 열정적인 엄마였다.

장씨의 언니 혜선씨는 "희재야, 내가 너의 언니여서 너무 행복했어. 더 많은 걸 못 해줘서 미안해. 나에게 아들 둘을 선물로 주고 간 것으로 생각하고 내 딸과 함께 잘 키울게. 살아 숨 쉬는 동안에는 내가 엄마가 되어줄 테니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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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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