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동산' 연출 사이먼 스톤 "전도연, 한국의 메릴 스트립"

      2024.04.23 14:40   수정 : 2024.04.23 14:40기사원문
연출을 맡은 사이먼 스톤(왼쪽)이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전도연과 박해수를 극찬하고 있다. 2024.4.2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사이먼 스톤 연출가가 배우 전도연, 박해수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가 열려 배우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 사이먼 스톤 연출가, 사울 킴 무대 디자이너, 이현정 LG아트센터장, 이단비 드라마투르기/통역사가 참석했다.



이날 사이먼 스톤은 '벚꽃동산'을 연출한 계기에 대해 "처음 리서치하러 한국에 왔는데 그 기간 한국 연출가들과 배우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제가 20년째 한국 작품 팬으로서 한국 작품과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작 '벚꽃동산'의 안톤 체호프는 톱3 안에 드는 연출가이고, 연극의 문법을 바꿔놓은 작가다"라며 "이걸 의미 있게 전달하기 위해 잘 맞는 사회를 찾기가 어렵고, 또 작품 속 급변하는 사회를 찾아야 하는데 한국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희망과 절망, 멜랑콜리한 정서를 전하기엔 한국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한국배우들의 경우엔 전 세계와 다른 독특한 게 있다,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게 쉽지 않은데 엄청나게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희극적으로 넘어가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런 장르를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이 제게 훌륭하게 다가왔고, 오랫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동경하던 분들 옆에 앉아 있어서 지금 제가 세계 최고의 행운아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소 지었다.

전도연과 박해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선 "이 작품을 위해서 이현정 센터장님께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었다"라며 "사실 이 '벚꽃동산' 여자 주인공 역은 어려운 역할이고 어떤 걸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사랑스럽게 보여야 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전도연은 나쁜 역할을 맡아도, 선한 역할을 맡아도 매력적이라 이 역할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인간적으로 관객들과 커넥션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또한 "박해수는 전 세계 배우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고 극찬한 뒤, "강렬함 안에 연약함도 가지고 있는데, 빠르게 그걸 스위치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초반에 초조해하는 역할이었다가 말미에 강렬한 모습을 구사하는데 그걸 가장 잘하는 게 박해수 배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벚꽃동산'은 10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전도연 분)이 한국으로 돌아와, 그의 가족들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유작인 '벚꽃동산'을 원작으로 한다. 연극 '메디아' '예르마' '입센 하우스', 영화 '나의 딸' '더 디그' 등을 선보인 사이먼 스톤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전도연은 원작 주인공 류바를 재해석한 송도영 역을, 박해수는 원작의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 역을 연기한다. 손상규는 송도영의 오빠 송재영(원작 가예프 역)으로 분했다.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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