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전여친 사망' 가해男 부모 "내놓은 자식, 알아서 해라" 막말
2024.05.16 11:10
수정 : 2024.05.16 13: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남 거제 전 여자친구 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은 "가해자 부모와 대화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딸이 다쳐서 드러누웠는데도 (가해자 부모는) 남일 대하듯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병원에 한번 찾아왔던 가해자 부모 "일단 뭐 죄송하게 됐다"
피해자 이모씨의 아버지는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폭행당한 딸이 입원한 날 가해자 부모가) 한 번 찾아오더니 '일단 뭐 죄송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앞서 가해자 김모씨는 지난달 1일 오전 8시쯤 전 여자친구 이씨가 사는 경남 거제 원룸에 침입, 이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폭행했다.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이씨는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같은 달 10일 사망했다.
이씨가 병원 치료를 받는 동안 김씨의 부모는 한 번 찾아와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고 한다.
이에 이씨 아버지는 김씨 부모에게 "우리 딸을 폭행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이번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아버님께서도 우리 딸 얼굴 보면 가만히 있진 않을 거다. 이번에는 그 벌을 좀 받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김씨) 아버님이 '저도 어떻게 보면 내놓은 자식이고 원하시면 그렇게 해라'라고 말 하더라"며 "맞아서 병원에 입원했으면 '괜찮습니까?' 이렇게 나와야 하는데 '왜 병원에 왔어?' 이런 식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 어머니 "가해자 뻔뻔한 모습에 더 힘들다"
또 이씨 어머니는 "딸이 입원한 동안 가해자는 제 앞에서 울고 끝이었다"며 "최근 경찰서에서 마주쳐 불렀더니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변호사를 대동한 채 무시하고 지나갔다. 뻔뻔한 모습이 계속 생각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씨 아버지는 "(딸이) '나 살 수 있어? 살고 싶어'라고 말하던 마지막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가해자는 일말의 반성도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데, 얼른 진실이 밝혀져서 엄벌에 처하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씨와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다가 최근 인연을 끊었다는 지인은 "(김씨가) 술 마시면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 남자친구들한테는 안 그러고, 여자한테만 그런다"며 "남자한테 강한 짓 하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5일 경남 거제경찰서는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씨가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회신받아 김씨(상해치사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당초 국과수는 1차 부검에서 '사망과 폭행 사이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봤고, 경찰은 긴급 체포했던 김씨를 9시간 만에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국과수는 정밀 부검 결과 '폭행 때문에 뇌출혈이 발생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씨를 치료한 병원과 경찰이 별도로 사인 분석을 의뢰한 병원도 같은 판단을 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