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줄잇는 코스닥...개미들만 분통

      2024.05.29 05:00   수정 : 2024.05.2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사들이 운영자금 마련이나 채무 상환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나 최대주주가 청약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일반공모 및 주주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22곳으로 증자 규모는 약 1조188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자가 따로 정해지는 제3자배정과 달리 주주배정은 기존 주주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만큼 주가 희석 등으로 기존 주주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지 않다면 지분 희석에 따른 회사 경영권이 흔들릴 우려도 있다.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살 권리를 주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공모 역시 할인된 가격에 주식 수만 늘어난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악재로 인식된다.

주주배정 또는 일반공모 방식을 택한 22곳 가운데 5곳이 제약·바이오업종이다. 셀리드는 지난 24일 17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당시 시가총액(489억원)의 약 35.7%에 해당하는 증자 규모다.

셀리드는 조달한 자금을 코로나19 백신 임상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지분 희석 우려로 셀리드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27일 19.4% 급락했다가 이날은 3.8%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장비 관련 기업들도 줄줄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7일 시설·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12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500만주)은 전체 상장주식의 9.58%에 달한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주가는 14.2% 내렸고, 이날 2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도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지난 7일 운영자금 등 595억원을 조달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말 상장한 뒤 약 6개월 만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상장 당시 공모액(3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상장한 지 1년 7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신약개발 기업 샤페론도 지난 4월 보통주 1318만주를 주당 2655원에 발행하는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존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날도 예상 발행가액보다 낮은 1765원에 마감해 투자 매력도가 갈수록 낮아진 상황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최대주주가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지 않거나 소규모로 참여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퀄리타스반도체의 최대주주인 김두호 대표는 유상증자로 배정받은 주식 중 약 5% 내외에 참여키로 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분을 샀다.

하나마이크론의 최대주주 역시 이번 유상증자 참여율이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샤페론의 성승용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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