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텔' 빈자리 어떤 IP로 채울까…손오공 '매출 25% 만회' 고심

      2024.06.05 18:15   수정 : 2024.06.05 18:15기사원문
전통 완구업체 손오공이 잇단 악재로 휘청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매출처인 '마텔'과의 유통 계약도 종료됐기 때문이다. 다만 손오공은 새 완구 유통으로 마텔과 계약 종료로 예상되는 매출 감소를 만회하겠단 계획이다.



5일 손오공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부터 마텔과의 유통 및 거래 관계가 종료된다. 마텔은 지난 194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설립돼 '바비', '쥬라기월드', '토마스와 친구들'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완구업체다.


손오공은 지난 2016년 말 마텔과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바비, 쥬라기월드, 핫휠, 메가블럭, 미니언즈 등 마텔의 주요 완구를 국내에서 독점 판매했다. 이후 2018년 마텔과 계약을 2년 연장한 데 이어 2020년 계약을 또 한 차례 연장했다. 그 이듬해에는 자동 연장 조건까지 합쳐 총 4년의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당초 마텔과의 계약은 올해 12월 31일까지지만, 마텔은 지난 4월 16일 손오공에 유통 및 거래 관계 종료를 통지했다. 거래 종료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손오공 측은 "마텔사로부터 유통 및 거래 관계 종료에 관한 통지를 받았다"며 "통지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종료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독점 유통계약 당시 마텔은 손오공 창업주인 최신규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마텔은 보유한 주식 전량을 김종완 손오공 전 대표와 우호 주주들에게 처분하며 6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때문에 향후 손오공과 마텔의 추가 계약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마텔은 손오공과 계약 종료 이후 또 다른 전통 완구업체인 영실업과 유통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마텔과 계약 체결에 성공한 데는 국내에서 완구 및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배급, 영업, 마케팅 등 밸류체인을 확보한 게 주효했다는 게 영실업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마텔 완구 유통은 영실업이 맡는다.

손오공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완구 사업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매출처 중 하나인 마텔마저 경쟁사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마텔 완구 매출은 127억원으로 손오공 전체 매출 504억원의 약 25%를 차지한다. 손오공의 PC방 영업 사업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는 약 27%에 달하는 수준이다. 손오공 매출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손오공은 새로운 브랜드 유통으로 예상되는 매출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부터 BBC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블루이' 완구를 국내 유통하기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는 글로벌 완구업체 재즈웨어와 계약하고 '스퀴시멜로우' 국내 유통을 시작했다. 이어 오는 7월부터는 '개비의 매직하우스', '미니벌스' 등 글로벌 완구들의 국내 유통을 시작한다.


손오공 관계자는 "이전까지 마텔하고 주력으로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최근엔 재즈웨어, 무스토이즈 등 다른 글로벌 완구업체들과도 활발하게 사업하고 있다"며 "새로 유통을 시작한 완구들도 세계적으로 검증이 다 된 브랜드기 때문에 새 완구로 충분히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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