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 니어스랩 대표 "기존 산업 모습 바꿔나갈 것"
2024.06.09 13:15
수정 : 2024.06.09 13: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니어스랩 기술에서 나온 제품이 기존 산업의 방식, 나아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 사진)는 9일 "자율비행 드론을 통해 풍력발전소 점검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한번 바꿨고 이를 시작으로 군, 경찰, 소방, 항공 등 다양한 산업의 모습을 하나씩 바꿔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니어스랩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학 학·석사 과정을 마친 최 대표와 정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의기투합해 지난 2015년 설립한 인공지능(AI) 자율비행 드론 스타트업이다.
최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두산중공업에서 원자력발전소 운영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점검원이 줄 하나에 의지한 채 거대한 탱크를 점검하는 등 현장의 많은 일들이 여전히 사람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에 최 대표는 드론으로 산업 현장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 창업을 결심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안전점검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기존 드론에 니어스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진단이 필요한 곳에서 초고화질 데이터를 촬영 및 수집하고, 이를 AI로 자동 분석해 사전 유지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결함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개 부분) 점검 현장에 쓰인다.
최 대표는 "드론이 진단하는 손상 종류가 약 15가지가 있고 이 손상의 심각도를 1부터 5까지 나눠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준다"며 "정비를 위해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최상의 상태로 유지보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런 솔루션 장점으로 현장 안전성과 데이터 정확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이전까지 풍력발전기 날개 점검을 하면 사람이 200~300m까지 올라가 밧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다"며 "결국 사람이 하다 보니 위험한 데다가 일관성 없는 데이터가 모이기 십상이었지만 이를 드론과 AI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니어스랩은 국내 풍력발전단지 60% 이상을 점검했다. 강원풍력, 제주에너지공사, 남부발전, 서부발전 외에도 국토안전관리원,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해외에서는 세계 3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지멘스가메사, GE, 베스타스를 고객사로 확보했고, 현재 북미 및 유럽 25여개국에 솔루션을 투입 중이다.
최근에는 방위산업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방산에서 드론 역할이 명확해지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기술을 방산에 활용할 수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니어스랩은 소형 자율비행 드론 '에이든'과 직충돌형 고속드론 '카이든'을 직접 개발·제작해 선보였다. 이는 니어스랩이 선보인 첫 번째 드론 제품이다.
최 대표는 "에이든은 어떤 대상 가장 가까이에서 높은 해상도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드론으로 근거리 정찰이나 경계 등 국방 임무부터 재난 구호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카이든은 정찰이나 타격 목적으로 접근한 드론과 고속으로 충돌해 무력화시키는 드론"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이든은 비행 시 200㎞/h, 충돌 시 최고 250㎞/h로 대부분의 드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약 2kg 무게로 타 드론 대비 3배 이상 가볍고 작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5월 대전국방벤처센터 협약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10월엔 방산혁신기업100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군에 에이든과 카이든을 도입하기 위해 국방부를 비롯해 다양한 곳들과 논의 중이며, 현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장에 선보이고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최 대표는 "현재 매출 대부분은 풍력발전기 점검 분야에서 나오지만, 올해 본격 방산 분야에 진출하면서 점차 매출 비중을 균형 있게 맞추려고 한다"며 "방산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드론이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