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전가람, KPGA 선수권을 정복하다... "상금으로 신혼집 구할 것"

      2024.06.09 17:34   수정 : 2024.06.10 07:08기사원문

양산(경남) = 전상일 기자】 20m 가까이 되는 롱 버디 퍼드가 성공하자 전가람은 모자를 집어던지고 필드에서 포효했다. 김홍택, 배상문, 이대한과 3타차. 최종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전가람이 메이저대회인 KPGA선수권을 재패했다. 전가람은 9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노보기에 버디를 5개를 잡아내며 우승했다.
군 전역 후 첫번째 우승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이다.

KPGA선수권은 총상금 16억원, 우승상금 3억2000만원 규모로 펼쳐진다. 지난해 대비 총상금 1억원 증액했다. KPGA 코리안투어 단독 주관 대회 중 최다 상금 규모다.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골프선수 대회로 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해당 대회를 '한국판 마스터즈'라고 부르는 이도 있을 정도다.


전가람은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2라운드에서는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꼽혔다. 1라운드에서 이대한과 공동 선두였던 전가람은 2라운드에서도 9언더파 133타를 적어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3라운드에서는 이규민에게 선두를 내주며 주춤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결국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다.

전가람은 2019년 휴온스 엘라비에 셀레브러티 프로암에서 KPGA투어 통산 2번째 우승을 거둔 이후 5년 만에 우승을 기록했다. 전가람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해 두 번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올해도 두 차례 톱 10에 진입하며 우승 예열을 마쳤다.


하지만 그는 KPGA선수권대회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여섯번 출전해 두 번은 기권, 네 번은 컷 탈락했다. KPGA선수권대회에서 한 번도 상금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얘기다.

캐디 출신 프로 전가람은 2018년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가 전가람이 23살 때였다. 그런데 당시 우승 스토리가 워낙 극적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전가람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골프를 그만둘 뻔 한 적도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방황하다가, 아주 잠시 캐디로 몸을 담았던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전가람은 2018년 4월 대유 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5언더파 273타를 쳐 박효원(11언더파 277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에는 제2회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거두며 통산 2승째를 기록했다. 군 전역을 하고 그로부터 6년 후 KPGA 우승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대회 최종일 경기 중반까지는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김홍택, 배상문, 이대한, 김백준, 전가람이 모두 한 타차 혹은 동타로 쭉 늘어섰다. 반환점을 돌 때까지는 우승 향배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홍택의 벙커샷 이글, 김한별의 이글이 터져나오면서 승패는 미지수로 흘러갔다.

하지만 후반 라운드부터 힘을 낸 것은 전가람이었다. 전가람은 8번홀에서 분위기를 바꾼 뒤 10번홀, 13번홀, 14번홀, 그리고 18번홀 등 후반 9홀 중 4개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뒷심을 발휘, 완승을 거뒀다.

전가람은 경기 후 "너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제 내내 퍼팅이 잘 됐었는데, 전반에는 퍼팅이 계속 짧아서 힘들었다. 8번 홀부터 흐름이 변한 것 같다. 18번 홀에서 티샷이 상당히 멀었다.
자신 있게 치자는 느낌으로 했는데 그것이 들어가는 순간 우승을 확신했다. 올해 12월에 결혼을 한다.
이 우승 상금으로 신혼집 구할 것"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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