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원유가격 협상 개막…ℓ당 최대 26원 인상 가능
2024.06.11 17:37
수정 : 2024.06.11 17: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낙농가와 유업계가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올해 우유 생산비가 4.6% 늘어나며 가격 협상기준인 4%를 넘어선 것이 배경이다. 지난해에도 한 차례 가격을 올린 만큼 정부는 '밀크플레이션' 최소화를 위해 인상 폭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사 7명으로 구성된 원윳값 협상 소위원회를 구성해 한 달간 운영한다. 소위원회를 거쳐 결정한 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 후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한다.
협상 기간은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6월 9일 첫 회의를 열고 한달이 훌쩍 넘긴 7월 27일에 이르러서야 협상을 타결했다. 협상 가격 반영 시점 역시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0월부터 적용했다. 업계의 '최대폭 인상' 주장과 정부 의견이 차이를 보여서다.
전년(13.7%)에 비해 우유 생산비 상승폭이 높지 않지만 올해도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는 유업체가 2025∼2026년 구매할 원유량을 조정하는 논의도 맞물려 있다.
올해 원유 가격의 최대 인상폭은 26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규정’에 따라 사료비 비중이 60% 이하인 경우, 생산비 증가분(44원)의 아래로 30%부터 위로 60%의 범위 내에서 가격을 정한다. 다만 가격을 내리는 협상은 마시는 우유에 활용하는 원유의 변동 폭이 10% 이상 줄었을 때만 가능하다. 올해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정부와 업계는 동결(0원)부터 최대 26원 사이에서 인상폭을 결정하게 된다. 전년 상승폭 상단인 104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현재 원윳값은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기준으로 ℓ당 1084원이다. 협상 이후 최대 ℓ당 111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원유를 활용해 상품을 생산하는 유업체는 원윳값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낙농진흥회가 정한 원윳값을 준용해 왔다. 사실상 원유가격 협상 폭에 따라 유제품 가격이 결정되는 셈이다. 직접적인 원유 활용 제품 이외에도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 전반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민들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원윳값 인상 폭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자, 유업체 협력을 통해 원유 기본 가격을 동결하거나 최소 수준에서 인상하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