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들쳐 흘끗 봤을 뿐이다"..초등생 건강검진 한 70대 의사의 황당 변명

      2024.06.13 05:20   수정 : 2024.06.13 14: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건강검진을 하던 70대 의사가 아이들의 속옷을 들추어 신체 부위를 확인하고 만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11일(현지시간) 일본 마이니치신문, FNN 프라임 온라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일본 군마현 미나카미의 한 초등학교에서 70대 남성 의사 A씨가 건강검진 중 아이들의 속옷을 들여다봐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군마현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동네 마을 병원에 근무하는 소아과 의사 A씨는 초등학교 두 곳에서 약 1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건강 검진을 실시했다.



이후 학교와 교육위원회에는 "의사가 건강검진에서 아이의 속옷을 잡아당겨 하반신을 봤다"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남녀 구분 없이 아이들은 배꼽 아래부터 성기 위까지 하복부를 의사에게 보여줬고, 심지어 A씨가 성기 위쪽에 털이 났는지 확인하겠다면서 일부 아이들을 2~3회 만지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교육위원회는 7일 저녁 긴급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아동의 프라이버시나 심정을 배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A씨는 "하체를 만지지는 않았다. 배꼽 주변을 검진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다만 "속옷을 들쳐 확인했지만 그것은 의료행위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이 시기에는 성장과 성숙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2차 성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팬티를 들쳐 음모가 있는지 흘끗 봤을 뿐인데, 여자아이에게는 꽤 충격적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충격받았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정도 연령대가 되면 성조숙증이 발병할 위험이 있어 몸의 성장에 이상이 없는지 보기 위해 하복부를 검진했다"며 "하복부 검진은 1~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건 전문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행동이였고,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내게도 건강검진을 실연해 봐라", "2차 성징을 확인하려 보는 것이 말도 안 된다" 등 분노했다.

이와 관련 20년 이상 학교 학생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해 온 한 의사는 "하복부를 진찰하는 일은 거의 없다. 보호자 상담이 없는 한 하반신을 맨눈으로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과대학 소아과 의사는 "학교 검진에서 음부 진찰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다. 보통 신장과 체중에 성장 곡선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 너무 뚱뚱하거나 마른 건 아닌지 등을 확인한다"며 성조숙증을 위해 하복부를 검진하는 것은 의아하다고 전했다.

한편 교육위원회 담당자는 "향후 학교 건강검진 내용에 대해 아동과 보호자에게 사전에 알려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면서 새로운 의사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오카야마현의 한 중학교에서는 의사가 건강 검진 중에 속옷 차림의 여학생 5명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체포된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은 더 큰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요코하마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남자 의사가 여학생들의 상의를 모두 벗도록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남자 의사가 청진기를 이용해 아이들의 심장 소리를 듣는데, 이 과정에서 4~6학년 남녀 학생 약 100명이 상의를 탈의한 채 진찰을 받았다.
일부 여학생들이 건강검진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가 "옷을 벗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며 알려지게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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