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난개발?’ 시민사회, 시·남구에 개발계획 반려 촉구
2024.06.20 16:30
수정 : 2024.06.20 16:30기사원문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비롯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0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대 개발계획을 규탄하고, 이를 반려할 것을 촉구했다.
아이에스동서가 개발하려는 해당 부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해 최대 용적률 200%를 적용받는다. 대신 ‘지구단위계획 구역’이 되면 용적률은 최대 250%까지 늘릴 수 있다.
문제는 건설사가 향후 해당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을 미리 고려해 지난 2월 당시 용적률 249.99%로 사업 계획을 냈다. 이를 남구도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받지도 않은 시점에 ‘의제 처리’를 가정해 시로 심의를 올렸고, 시 역시 아직 결정되지 않은 구역 지정을 기정사실화하듯 그대로 심의를 통과시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은주 부산환경련 사무처장은 “지자체들이 개발 지역을 ‘발전’이란 명분으로 지역 건설사들의 대규모 건설 계획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금 아이에스동서와 이기대공원의 상황”이라며 “이기대공원은 약 4~5년 전 ‘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인해 당시 주민과 시민사회, 부산시도 협력해 700억을 들여 사유지 매입 등 공원 보존에 함께 노력한 바 있다. 그런데 그곳에 다시 고층 아파트 건립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성근 부산환경회의 공동대표는 “이번 고층아파트 개발 시도는 여러 문제가 있다. 먼저 ‘입지의 문제’가 있고, 두 번째로 ‘절차와 과정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경관과 생태의 문제’도 있다"며 “과거 아이에스동서가 이기대에 해상케이블카를 만들고자 시도했지 않나. 그게 실패하고 나서 고층아파트라도 노려보고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쯤 되면 관에서 입장 표명을 해야 함에도 남구청은 부산시를 탓하고, 시는 계속 침묵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일반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려면 ‘주민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 ‘고시’ ‘일반열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의제 처리는 이를 모두 생략하고 사업계획이 승인·고시된 경우, 지구단위계획도 결정·고시된 것으로 본다”며 “통상 산업단지, 택지개발지구, 재정비촉진구역 등을 지정·고시할 때 의제 처리라 하는데 이기대공원 입구 부지가 어떤 기준으로 이번에 의제 처리됐는지 의문이다. 이기대에 고층아파트 건설을 행정이 승인한다는 것은 생태와 미래보다 사업자의 이해에 충실한 결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심의는 정상적인 관련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돼 심의 절차상 하자는 없다. 다만 위치가 이기대 입구와 인접하다는 위치적 특별성으로 의혹 제기가 될 순 있으나 해당 부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서 도시 계획상 아파트가 가능한 지역”이라며 “건설사가 제시한 항목의 적정성을 검토한 것이 시의 심의였다. 계획 적정성 최종 판단은 인허가권이 있는 남구의 몫”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이기대공원 입구 고층아파트 건축 사업은 남구청의 사업계획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시민연대는 “당연히 남구청은 이 계획 승인을 반려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남구가 보이는 모습은 이기대공원의 난개발을 막기엔 턱 없이 부족해 보인다. 남구는 무엇이 부산과 남구의 가치를 드높이는 일인지 판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