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유행성 눈병 주의하세요

      2024.06.27 09:21   수정 : 2024.06.27 09: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름을 맞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눈병 환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27일 의료진에 따르면 여름에 눈병 환자가 유독 많은 것은 덥고 습한 여름 날씨가 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또 피서지로 선택한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쉽게 전염된다.



여름철 눈병, 어떤 게 있을까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걸리기 쉬운 유행성 눈병에는 대표적으로 '유행성 각결막염'과 일명 아폴로눈병으로 알려져 있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 증상이 심할 뿐 아니라 직접 및 간접접촉에 의해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여름철 대표적인 전염성 눈병이다. 대개는 양안에 모두 발생하며 먼저 한쪽 눈이 감염되면 2~7일 후에 다른쪽 눈이 감염된다. 증상은 두번째 눈이 좀더 가볍게 나타나는 편이다.
주증상으로는 △눈물흘림 △충혈 △눈곱 △이물감 △눈부심 △눈꺼풀 부종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잠복기는 4~10일 정도이며 일반적으로 낫는 데까지는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두번째 눈은 좀더 길어져 3주 정도 걸린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 70형과 콕사키바이러스 A-24형이 주원인이며 전염력이 높다. 이 결막염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최초로 착륙한 1969년에 크게 유행해, 일명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린다. 이 질환은 환자가 사용하는 매개물이나 직접 접촉 등을 통해 전염돼 급속하게 발병한다.

초기 자각 증상은 △눈물흘림 △이물감 △갑작스런 통증 △충혈 △눈부심 등 유행성 각결막염 증상과 비슷하다. 여기에 결막하 출혈이 동반돼 눈이 더 붉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가 약 12~48시간으로 짧으나 대개 1주일 이내에 호전되고 2~3주 이내에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치료법 없어...예방이 최선

눈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어서 감기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일정 기간이 지나야 호전된다.

고대안산병원 안과 엄영섭 교수는 "환자들은 눈병에 걸리면 보통 약으로 빨리 낫게 해주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원인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약은 없으므로 일정기간은 병을 앓아야 낫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염증반응이 심한 경우는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항염증안약을 사용하기도 하고 각막까지 침범한 경우는 그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대부분의 충혈 증상은 저절로 호전돼 눈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만성화되는 경우에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결막 충혈은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각막 궤양이나 각막 혼탁 등이 발생해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홍채나 섬모체 충혈은 안압 증가나 염증의 확대로 인한 시력 소실의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눈이 이틀 이상 충혈된 상태가 유지되거나 통증, 분비물과 함께 지속적인 불편감이 있다면 적절한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박정열 교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나 이차감염이 발생하거나 후유증으로 각막혼탁이 생길 경우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초기에 광범위항생제 안약 등을 사용해 잘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고,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사용해 깨끗이 씻으며, 눈병 유행 시기에는 수영장과 같은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등 미리미리 조심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옮기지 않도록 수건, 비누, 베개 등은 따로 사용하도록 하고 안약을 같이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눈병 오래간다면 '포도막염' 가능성

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에는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한 '포도막염'이 있다. 포도막염은 방치하면 꾸준히 재발하고 합병증을 유발해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포도막염의 전형적인 특징으로는 밝은 빛을 받으면 눈이 부시면서 시력이 감소하며,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두 눈에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한쪽에만 나타나기도 하며, 염증이 빠르게 악화되는 급성 양상과 천천히 악화되는 만성 양상을 함께 보인다. 일반적으로 결막염에 비해 오래 지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포도막염의 발생 원인으로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 원인과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비감염성 원인이 있다. 심하지 않은 포도막염은 치료로 나을 수 있지만, 염증이 오래되면 합병증으로 백내장, 유리체 혼탁, 녹내장 등을 초래하게 된다.
더 진행되면 황반부종, 맥락망막위축 등으로 시력 감소가 심해지며 심한 경우에는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세란병원 안과센터 강민재 과장은 "포도막염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고 한번 치료하더라도 재발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만으로는 감염성과 비감염성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광범위한 안과검사 및 필요시 피검사 등을 포함한 전신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포도막염의 원인이 되는 감염원이 있거나 전신질환이 진단되면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하며 포도막염을 앓았던 환자는 치료하여 가라앉더라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전신 컨디션의 저하가 있을 때 포도막염 재발이 쉽다”고 부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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