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출산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美 히스패닉 인구, 정치적 영향력 커진다

      2024.06.28 09:35   수정 : 2024.06.28 09:39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에서 히스패닉(남미계) 인구가 아주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히스패닉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미국내 히스패닉 인구는 이민과 출산 등으로1년간 160만 명 이상 증가하면서 미국 내 인구증가율의 70%나 차지했다. 올해 대선에서 히스패닉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지지하고 있다.



히스패닉 지난해 미국 인구 증가율의 70% 차지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을 기준으로 미국 히스패닉 인구는 총 6500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한 해 동안 116만 명 증가했다. 이같은 히스패닉 인구 증가는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인구 증가의 약 7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인구는 1% 미만 증가한 3억 3500만 명이었다.

히스패닉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43만 7000명 이상이 미국으로 이민했기 때문이다.
히스패닉 출생자가 사망자 수보다 많은 것도 히스패닉 인구의 빠른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흑인 인구는 약 26만5400명, 아시아계 인구는 약 46만6200명 각각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대로 백인 인구는 같은 기간 46만1600명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백인 인구는 미국 인구의 약 58%를 차지한다. 이는 3년 전인 지난 2020년 보다 약 1%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히스패닉 인구의 가파른 성장세는 동부 필라델피아를 비롯해 밀워키와 서부 솔트레이크시티, 남부 켄터키주 루이빌 등 미국 전역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모든 지역에서 비히스패닉 인구가 감소했는데 히스패닉 인구가 그 감소분을 상쇄할 만큼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전통적인 히스패닉 지역인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데이드와 브로워드 등 여러 주요 카운티에서도 히스패닉 인구가 빠르게 늘어났다.


히스패닉 늘어나면서 백인 인구비율은 58%로 줄어

주목할만 점은 증가한 히스패닉 인구가 미국 18세 미만의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히스패닉이 미국내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확장이 미국 인구 증가를 이끌고 있다"면서 "증가하고 있는 히스패닉 인구가 18세 미만의 젊은 층인데 때문에 히스패닉의 미국내 정치적 영향력이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히스패닉의 주류는 멕시코계다. 멕시코 출신 히스패닉 인구는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의 58%를 차지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히스패닉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불안정한 정세로 미국 이주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콜롬비아와 온두라스 출신 히스패닉 인구도 처음으로 각각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미국 역시 베이비부머 인구가 고령화되고 어린이 수가 감소함에 따라 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 2020년에 비해 약 9% 증가해 590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출생률도 둔화되면서 미국 인구의 평균 연령을 높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14세 이하 아동의 수는 3%, 5세 미만 인구는 각각 4% 감소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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