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대선 개혁파 돌풍에도 심드렁 "변화 기대 안해"
2024.07.02 11:14
수정 : 2024.07.02 1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중동 사태 이후 이란과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정부가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 후보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베단트 파텔 수석 부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 대통령 선거에 대해 언급했다. 파텔은 "우리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란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거나 이란 체제가 인권을 더 존중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28일 대통령 보궐 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선거는 강경 우파 계열로 지난 5월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선거였다. 이번 선거에는 4명의 후보가 최종 출마했으며 투표율은 39.9%로 역대 최저였다.
미 국무부의 파텔은 해당 수치에 대해 "투표율을 확인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란 정부와 관련된 대부분 사항과 마찬가지로 투표율도 신뢰할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투표 결과 중도 및 좌파 성향으로 평가 받는 마수드 페제시키안(70) 국회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서방과 관계 개선, 히잡 단속 완화 등을 약속했다.
페제시키안은 2위 후보인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과 오는 5일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잘릴리는 사망한 라이시와 마찬가지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강경 우파다. 두 후보는 1일부터 공식 결선투표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선거 운동은 3일 저녁까지 허용된다.
페제시키안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앞으로 모든 집회에서 강제력을 동원한 순찰, 검열, 외부 압력 등에 맞설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이란 히잡 시위 탄압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잘릴리는 1일 IT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바일 인터넷 속도는 최소 10배로, 유선 인터넷은 최소 50배로 빨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이란의 젊은 유권자들 불만 중 하나인 인터넷 품질을 겨냥한 발언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