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탄핵 등 국회청원 100% 폐기..“尹 탄핵청원도 폐기해야”

      2024.07.16 06:00   수정 : 2024.07.1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달라는 국회 청원이 100만명 이상 동의를 얻자 야권은 이를 빌미로 탄핵청문회를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전임 문재인 정권 때에는 대통령 탄핵 청원이 청원법에 따라 별도 조치 없이 폐기됐고, 뿐만 아니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그간 100% 폐기돼왔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본지가 의안정보시스템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도입된 2020년 1월부터 20~21대 국회에 제출된 국민동의 청원은 총 117건이며 모두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고 폐기됐다.

여기에는 10만명의 국민동의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도 포함돼있다.

구체적으로 국민동의 청원이 처음 시행된 20대 국회 때는 7건이 접수됐는데, 2건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고 나머지 5건은 국회 임기만료에 따라 폐기됐다.
직전 국회인 21대 때는 110건이 제출됐고 본회의 불부의 10건과 철회 1건, 나머지 99건은 임기만료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을 들어 청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된 날부터 9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면서 탄핵청문회를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 국회들은 접수 받은 청원 117건 중 대다수인 104건을 별다른 심사 없이 임기만료로 폐기될 때까지 방치했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 또한 지난 2020년 3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부의되긴 했지만, 본회의 부의를 논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여야 공감대에 따라 별다른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임기만료 폐기됐다. 여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 탄핵 국회 청원이 임기만료 폐기된 건 여야 간의 정치적인 공감뿐 아니라 국회 규칙과 청원법에 따른 판단도 깔려있다.

국회 청원 심사 규칙은 청원법을 근거로 국회의장이 수리하지 않아야 하는 청원을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감사·수사·재판·행정심판·조정·중재 등 다른 법령에 의한 조사·불복·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이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은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피해를 사유로 제시했는데, 마스크 매점매석 등 여러 관련 수사와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이 부의된 법사위의 위원장이 당시 국민의힘 소속 여상규 의원이었음에도, 청원법 규정을 준수해 논의하지 않기로 합의해 임기만료 폐기됐다”며 “국민동의 수가 윤 대통령 탄핵 청원이 100만명이고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은 10만명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당시에는 10만명 초과 동의 수는 집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은 국회뿐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도 10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지만, 당시 청와대는 '국회의 권한'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고 일단락시켰다”며 “민주당은 이런 자신들의 과거는 외면하고 탄핵청문회를 밀어붙이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청원도 전례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 청원도 수사 중인 사안인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사유로 삼은 만큼, 문 대통령 탄핵 청원 사례처럼 청원법에 따라 심사하지 말아야 옳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앞서 지난 14일 탄핵청문회를 불법적이라고 규정하며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낸 이유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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