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 2% 도달하기 전 금리 인하 시작한다"...9월 인하 사실상 쐐기
2024.07.16 03:00
수정 : 2024.07.16 09:44기사원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목소리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러나 뉴욕 증시는 이미 금리 인하 호재가 반영된 탓인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저격을 피해 살아남았다는 점에 안도하며 이날 안도 랠리를 보였다.
"기다리지 않는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경제클럽 연설에서 이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무르익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 통화정책은 실물 경제에 '오랜, 또 변수들의 간극'을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2%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 기다리면 너무 오래 기다렸음을 결국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긴축 효과, 또는 긴축 강도 효과가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을 2% 밑으로 떨어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 정책이 시간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은 2% 인플레이션 목표 도달 전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플레 2% 수준 복귀 확신"
파월은 금리 인하 전제 조건이 인플레이션 2% 도달이 아닌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확신을 높이는 것은 더 많은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라면서 "최근 우리는 그런 종류의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11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사실상 9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미 CPI가 전월비 하락세로 돌아서는 물가 하락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리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한 번, 또 12월에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0.25%p씩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착륙은 없다"
파월은 아울러 미 경제가 '경착륙'하는 것은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파월은 앞서 9일과 10일 잇달아 의회에 출석해 연준이 더 이상 인플레이션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제는 정책 무게 중심을 인플레이션과 완전 고용 두 가지 모두에 골고루 분산할 때라고 증언한 바 있다.
미 실업률이 지난달 4.1%로 오른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4.1% 실업률은 여전히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준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초 3.4% 이후 급격히 오른 것이어서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다. 실업률은 움직이기 시작하면 급변동하는 성질이 있어 어느 순간 노동 시장이 급랭할지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1년 사이 실업률이 1%p 넘게 높아지면 이는 확실한 경기침체 신호로 간주된다.
한편 연준은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5.25~5.5%로 동결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그러나 9월 FOMC에서는 0.25%p, 또 올해 마지막 FOMC인 12월 회의에서 추가로 0.25%p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각각 90%를 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