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이 안보여요"..나빠지는 아이 시력, '근시' 때문
2024.07.19 05:00
수정 : 2024.07.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만약 아이가 칠판 글씨가 흐릿하다고 말하거나, TV를 시청할 때 잘 보이지 않아 눈을 찡그리는 일이 잦다면 근시를 의심해 봐야 한다. 스마트폰과 전자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많은데 근시는 한번 나빠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정상적인 시력 발달에 영향을 준다.
세란병원 안과 강민재 과장은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는 소아와 청소년 시기에 흔하게 발생한다”며 “안경은 불편하고 거부감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아 최근에는 근시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드림렌즈, 아트로핀 안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근시란 물체의 상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는 굴절 이상으로 먼 곳은 잘 안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겪는 눈의 굴절이상이다. 독서, TV 시청, 컴퓨터 게임과 같은 근거리 작업이 근시가 생길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만약 멀리 있는 사물을 볼 때 눈을 찡그리고 보거나 고개를 돌려서 보고 두통을 자주 호소하면 안과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만 3~4세 무렵과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인이 돼서 근시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백내장 등의 질환에 의해 근시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근시는 주로 초등학교 1~2학년 전후로 발견된다. 신체의 성장이 멈추는 18~20세까지는 근시의 마이너스 도수가 점차 증가한다. 신체와 함께 눈도 성장하므로 눈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빠르게 진행하는 소아 근시를 방치하게 되면 성인이 돼 고도 근시, 초고도 근시로 발전될 수 있으며 고도 근시는 망막박리, 근시성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소아 청소년 근시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성인까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장기 질환이다.
안경과 콘택트렌즈 착용은 일차적으로 굴절이상으로 인한 시력저하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성장기 아이들은 수술적으로 시력을 교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드림렌즈를 시력 교정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드림렌즈는 특수 콘택트렌즈를 수면 시 착용하며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켜 다음날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교정 시력을 유지시킨다. 안경 착용 없이도 편리하게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초고도근시 진행을 막아준다. 성장기 아이들은 물론 안경 착용, 시력교정술이 어려운 성인도 사용 가능하다.
드림렌즈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정밀 진단을 바탕으로 맞춤형 렌즈를 처방 받아야 한다. 각막 크기와 동공 검사, 각막지형도검사, 안저촬영검사 등 안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아트로핀 안약 사용도 근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아트로핀은 안구 길이의 성장을 억제해 근시진행 속도를 늦추는 점안액이다. 농도에 따라 매일 또는 주 2~3회 점안하면 된다. 보통 취침 전 점안하며 드림렌즈와 함께 사용할 시 효과가 증대된다.
강 과장은 “소아 근시는 신체 성장에 비례해 진행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성장기에 나타나는 근시를 그대로 방치하면 성인이 돼 고도근시가 될 확률이 높다”며 “이 시기의 시력 변화는 평생의 눈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시력 검사, 부모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부모님이 근시인 경우 자녀도 근시 발생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 검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