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갑질" vs "교사들이 따돌림"…전북 시골 초교 시끌, 무슨 일?
2024.07.23 16:04
수정 : 2024.07.23 16:12기사원문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전북의 한 시골 초등학교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초빙형 공모를 통해 부임한 교장과 교사 간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교사들은 “교장이 갑질과 교권침해를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고 교장은 “나도 교사들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맞서고 있다.
전북지역 모 초등학교 교사들은 23일 전북자치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모제 초빙교장이 갑질과 교권침해로 더 이상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교조 전북지부와 교사노조도 함께 했다.
교사들에 따르면 해당 A 교장은 교무회의를 통해 교사 모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촌유학 사업’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직언을 하던 교사에게 모욕적인 언행과 업무 배제 등의 불이익도 줬다. 스쿨버스가 운행되지 못하게 된 책임을 교사에 떠넘기기도 했다. 빈번하게 회식을 강요하고 같이 출근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다.
관리자로서의 자질에 대한 지적도 제기했다. 교사들은 A 교장이 학생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구입한 당구대를 주로 이용하면서 수업을 방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체험학습에서 학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당시 근무지를 이탈했으며, 지난 5월에는 출장과 지각, 조퇴로 거의 한 달 동안 비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 교장은 부임 후 교직원에게 부당한 지시 및 강요를 해왔다. 이로 인해 교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은 무능력하고 비민주적이며, 갑질과 교권침해를 일삼는 A 교장을 철저히 감사해 중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A 교장은 "나도 피해자다"는 입장이다.
A 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모 교장으로 오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학교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는 등의 조건을 요구했다. 부임한 뒤에도 집단 따돌림과 비슷한 것을 경험했다. 손발이 다 묶인 상태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하지만 부임 2년 차인 올해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기존 교사들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문제를 지적하다 보니 교사들의 반발이 심해진 것 같다. 공공의 적으로 몰린 기분이었다”면서 “관계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도 했지만 교사들의 거부로 잘 안돼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A 교장은 “당구의 경우 교사들과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게임을 함께 했지만, 문제가 제기된 후에는 안 쳤다”면서 “체험학습 근무지 이탈도 지인과 잠시 만난 것이다. ‘농촌유학 사업’도 혼자 결정한 한 것은 맞지만, 학교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에 교사들과 협의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감사를 받은 뒤 잘못된 점이 있으면 책임을 질 것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잘못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