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銀 허미미 "할머니 저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다음엔 꼭 애국가 부를께요"

      2024.07.30 06:00   수정 : 2024.07.30 06: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재일 동포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인생은 그의 할머니에 의해 바뀌었다.

할머니는 2021년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허미미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허미미는 그 길로 바로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다.

태극마크를 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시는 코로나 등으로 한일 양국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힘들었고, 허미미는 한국에 연고도 없었다.



그의 아버지도 아직 10대인 어린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미미는 어려움에 굴하지 않았고 2022년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에 첫 메달을 안겼다.

결승전을 아쉽게 마치고 만난 허미미는 "(할머니에게) 오늘까지 유도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허미미는 "아쉽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전에까지 나가서 정말 행복했다. 메달을 딴 것도 너무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애국가 가사를 미리 외웠다던 허미미는 "못 불러서 아쉽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부르고 싶다"고 4년 뒤를 기약했다.

그러면서 "다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꼭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미미는 이날 결승 연장전에서 나온 세 번째 지도 판정을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허미미는 연장전 시작 2분 35초에 메치기를 시도하다가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아쉽게 반칙패했다. 상대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도 두 번째 지도를 받고 반칙패까지 하나만을 남겨놨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도 지도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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