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의 투혼과 과학에서 경쟁력 비결 찾자

      2024.07.30 18:16   수정 : 2024.07.30 21:05기사원문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이 경이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지난 29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해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에 질세라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양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파리 올림픽까지 단체전 3연패를 일궈냈다. 동시에 올림픽 단체전 남녀 동반 3연패라는 쾌거도 이뤘다. 가히 신궁의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할 만한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이다. 다른 국가들이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고 계승시킨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값진 결과는 피나는 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정한 선수 선발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기업의 전폭적인 후원이 그것이다. 한국 양궁은 파리 올림픽 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온전히 실력만으로 5차례에 걸친 선발전을 치렀다. 인맥과 같은 낡은 관행과 꼼수는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공정경쟁이야말로 금메달로 향하는 지름길이 된 셈이다.

첨단 훈련시스템도 최고의 실력을 유지하는 밑거름이 됐다. 슈팅로봇과의 연습경기를 비롯해 가상 경기장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정신력과 기술을 단련했다고 한다. 1985년부터 한국 양궁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현대차그룹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양궁 외에도 우리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국민들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오상욱과 수영 자유형 남자 4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김우민의 투혼은 큰 감동을 줬다.

사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단체 구기종목의 몰락으로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보냈다. 2021년 도쿄 올림픽보다 90명,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보다는 무려 170명이 적다. 목표도 소박하다.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다. 이를 악다문 선수들의 분발로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체육의 경기력은 과거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의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구기종목에서 보듯이 전반적으로 점점 쇠락하고 있는 한국 체육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스포츠 강국과 선진 강대국이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스포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체육 육성책을 다시 점검해 볼 때다. 엘리트체육 중심에서 벗어나 국민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 문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


한국 양궁의 독보적 경쟁력의 비결을 다른 종목도 보고 배운다면 얼마든지 최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 절대강자를 노리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땀과 기술, 과학이 어우러진 양궁의 성공을 들여다보면 우리 기업이나 국가 전체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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