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 새로운 '별'이 떴다…허미미‧이준환, 천적만 꺾으면 LA 올림픽 무조건 金!

      2024.07.31 13:00   수정 : 2024.07.31 15: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 유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새로운 황금세대가 떠오르고 있어서다.

일단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이미 세계 최강자들과 기량차이는 조금도 없다.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석패했지만, 석연치않은 반칙패였고 기량은 오히려 허미미가 나았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그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다.


그렇게 일본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2021년, 허미미가 잘 따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의 유언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허미미는 고민하지 않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같은 재일 교포 김지수(23)를 따라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입단 과정에서 허미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이후 허미미는 날개가 돋친 듯 폭풍 성장을 했다. 기존에 약점으로 평가받던 근력을 꾸준한 운동으로 보강해갔고 경기 운영 능력도 국제 경험을 쌓아가며 보완해나갔다.


허미미는 2022년 6월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이어오다가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29년 만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 허미미는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태극기를 펄럭였다.



한국 유도 이준환(22·용인대)은 천재과의 선수다. 2022년 6월 첫 시니어 국제대회였던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고, 20여일 뒤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에선 도쿄 올림픽 금·동메달리스트를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이준환을 국제유도연맹(IJF)은 '번개맨'이라고 칭하며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라고 극찬했다.

이준환은 2023년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 12월 도쿄 그랜드슬램, 올해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를 차례로 제패했다. 작년과 재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동메달을 획득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30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허미미와 이준환에게는 모두 공통적인 과제가 있다. 바로 숙적을 넘서는 것. 57kg급에서는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버티고 있다. 그리고 81kg급에서는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세계 2위)가 버티고 있다.
특히, 이준환은 그리갈라쉬빌리에게 무려 4연패를 당하고 있어서 더욱 천적 관계 청산이 필요하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이들은 아직 워낙 젊다.
목표는 세계 1위. 새로운 남녀 천재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대성공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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