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이용해 심리적 지배…7년간 8800만원 뜯어낸 남성

      2024.08.03 09:00   수정 : 2024.08.03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가 있는 동창을 상대로 7년간 8800여만원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최근 준사기,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5월~2022년 10월 중·고등학교 동창인 B씨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해 금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적장애 2급 장애인으로, 학창 시절에 특수학급에 소속되기도 했다.

A씨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내역을 결제해 달라"며 B씨가 대신 결제하게 했다.
아울러 계좌이체, 카드 결제, 휴대폰 소액 결제, 온라인 문화상품권 결제, 카드대출금 교부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총 404회에 걸쳐 88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는 지적장애가 있는 B씨를 이용하기 위해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소개받은 여성 행세를 하며 B씨와 대화했고, 이후 "여자애가 죽었다", "여자 어머니가 너를 고소해서 벌금을 내야 한다" 등이라 겁을 주며 B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아울러 A씨는 스포츠 도박 사이트 등을 B씨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해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도 있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 등에 본인 명의가 아닌 B씨의 명의로 송금하기 위해 B씨에게 이체를 강요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리를 분별하거나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자의 상태를 악용해 약 8800만원을 취득했다"며 "피해자에게 피해자 계좌를 이용한 송금을 강요하고,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하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적장애인 피해자를 이용한 점 등 경위와 내용에 비춰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가족은 피고인으로부터 손해배상 받는 것을 거부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바라고 있다"고 부연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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