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에 금융불안 고조, 초당적 협력 절실하다
2024.08.06 18:26
수정 : 2024.08.06 18:26기사원문
이런데도 여야는 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두달 동안 정쟁에 빠져 고통을 겪고 있는 민생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등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뻔한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며 막무가내식 마이웨이 행보를 걷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양곡법, 한우지원법 등 민생법안으로 위장한 포퓰리즘 법안들을 줄줄이 당론으로 채택, 거부권을 행사하든 말든 밀어붙일 태세다.
무력한 여당은 협상력마저 잃고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입법폭주와 거부권 행사의 도돌이표 정치에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고, 그러는 사이 민생은 내팽개쳐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뽑아놓은 의원들이 예산만 펑펑 쓰며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전쟁과 경기침체의 복합위기로 세계는 사실상 비상사태임을 직시하고 정치권과 정부가 합심하여 돌파구를 모색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만 강 건너 불 보듯 하며 정치권은 허송세월을 하고 있으니 나라가 굴러가는 게 이상할 정도다.
여야의 끝도 없는 공방을 바라보는 국민의 피로감은 극에 이르고 있다. 말로만 민생이지 민생은 사실상 정치의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 민주당의 법안들 외에 처리와 추진에 한시가 급한 법안과 제도들은 산적해 있다. 21대 국회에서 중단된 연금개혁은 하루 미뤄질 때마다 기금 손실이 1000억원에 이를 만큼 지체할 시간이 없다.
그뿐이 아니다. 금투세와 상속세 등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 반도체 관련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절박한 민생법안들이 여야의 대치 속에 외면당하고 있다.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들도 적지 않다. 할 일은 하지 않고 선심성 정책과 법안으로 국민 환심 사기에만 혈안이 돼 있으니 가슴이 답답하다.
답답하기는 국민이나 마찬가지인 여당이 6일 민생법안 처리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정쟁 법안은 당분간 미뤄두고, 여야 간 이견이 없거나 크지 않은 민생법안을 8월 임시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생이 이렇게 어려우니 민주당이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고 국회가 통과시킨 것이다. 현금 살포가 아니라 민생을 살릴 심폐소생"이라고 강변하고 나섰다. 여당의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평온할 때는 몰라도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경제가 요동을 치고 국민들은 위기감 속에 불안에 떨고 있다. 정치권이 단합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책을 마련하느라 밤을 새우며 머리를 맞대도 부족할 판이다.
이런 판국에 허구한 날 서로 으르렁거리며 비생산적인 정치공방에 빠져 있으니 이런 정치는 더 이상 필요없다. 정치가 생산적인 기능을 발휘하려면 무엇 하나라도 서로 양보해서 꽉 막힌 정국을 풀어야 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급박한 상황에서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시늉이라도 내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