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일러市 인프라 투자에 힘 실을 것"
2024.08.08 18:09
수정 : 2024.08.09 09:06기사원문
그래디언트운용은 'K-4차 산업 클러스터'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운용 기반을 마련하고 생산·제조·연구개발·물류 등을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체투자 형태를 지향한다.
어릴적 천문학자를 꿈꾸며, 과학고와 서울대 공대에서 수학한 전형적 '이과생'인 류 대표가 자산운용업계로 뛰어든 것은 본인이 대학에서 전공한 건축학과 부동산 투자업의 연결고리 때문이었다. 류 대표는 "건설업과 부동산은 서로 연결되는 접점이 많다"며 "첫 직장을 엔지니어로 시작했고, 이후 선배들의 추천으로 부동산 투자업계에 오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켄달스퀘어, CBRE, 베스타스, KB국민은행, 이지스자산운용 등을 거쳐 전문성은 물론 업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국부펀드를 비롯한 해외 투자자의 국내 물류 투자, 기관투자자의 해외개발사업 투자 등을 담당하면서 부동산 관련 업력을 쌓았고, 미국과 영국 등에서의 주재원 경험을 통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와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에도 강점도 갔췄다.
그래디언트의 운용철학은 그룹이 내세우고 있는 방향성과 같다. 크게 글로벌 공급망에 기반한 물류와 바이오사이언스로 양분된다. 그래디언트는 바이오사이언스 등 과학기술 기반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86만㎡ 규모의 토지를 사들였다. 이곳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글로벌 물류공급망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개발에 전문성을 지닌 그래디언트운용이 부동산 및 인프라 대체투자를 맡게 된 것이다.
류 대표는 "특히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생명과학 분야에 있어서 한국의 대기업과 주요 협력업체들이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법, IRA법 등에 따른 미국의 보조금 정책도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이에 따라 그래디언트 그룹 차원에서 강점을 지닌 글로벌 공급망, 생명과학 섹터에서 한국 업체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류 대표는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의 협력업체로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려는 수요가 높다는 점을 보고 그래디언트운용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토대를 위한 부동산 인프라 개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해외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직접 개발하고, 투자운용을 담당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매입한 부지 인근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건설 중인 점을 언급하며 "반도체 분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많다. 이들의 해외진출과 관련된 투자 수요를 그래디언트운용이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근처에 테슬라의 기가 팩토리도 신설되어 2차전지 및 전기차 업체들도 관심을 표하고 있다"면서 "기업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미국 텍사스에 바이오, 뷰티 관련 회사들도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을 지으려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대체투자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에는 오피스, 호텔 투자 등에 주로 편중되었다면, 지금은 물류, 산업시설 쪽으로 투자 전문성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높아지는 미중 갈등과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인해 글로벌 물류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에 맞춰 달라진 산업용 부동산 및 물류 인프라로 투자 방향이 옮겨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래디언트운용이 국내 1세대 e-커머스 시장을 개척해온 그룹 창립자의 선구자적 DNA를 이어받아 대체투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선구자적인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도와주고 최대한 많은 외국자본을 한국의 인프라로 유치하는 것"이라는 류 대표의 운용철학이기도 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