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명운 걸고 '순살 아파트' 비리 재발 막으라
파이낸셜뉴스
2024.08.08 18:09
수정 : 2024.08.08 18:09기사원문
감사원, 전관예우와 비리 실태 발표
특혜 유착 끊어낼 특단책 내놓아야
![[fn사설] LH 명운 걸고 '순살 아파트' 비리 재발 막으라](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4/08/08/202408081809051686_l.jpg)
이번 감사원 조사는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지하주차장 지붕이 붕괴하면서 주목받은 사건에 대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시공에 전단보강근 누락 사실이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무량판 구조는 수평 구조 건설자재인 '보'를 없앤 대신 슬래브와 기둥만으로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 강화 공법'을 쓴다.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기 때문에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하는데 이를 빼먹은 것이다.
감사원이 8일 공개한 감사보고서 제목은 'LH 전관특혜 실태'다. 철근을 누락시킨 기저에 전관 관계와 특혜가 벌어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LH 퇴직임원이 업체에 재취업하는 관행이 탈법적 유착관계의 첫 고리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전관이라는 이유로 관리·감독해야 할 업체를 벌점 부과나 품질미흡 통보 조치를 하지 않았다. 기준 미달인 전관 업체에 품질우수통지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전관 업체는 상품권과 현금 제공, 해외 골프여행 접대 등으로 LH 직원의 환심을 샀다.
감사원의 지적사항이 LH의 경영과 조직개선에 100% 반영되더라도 국민들은 LH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당시 순살 아파트 논란 외에도 LH가 국민적 공분을 샀던 사건들이 국민들의 뇌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내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외쳤건만 납득할 수 없는 비정상적 조직운영이 반복적으로 드러나 LH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LH는 이번 감사원의 조사 결과와 통보사항을 100% 반영해 개선해야 함은 물론 전관예우를 포함한 특혜·유착 가능성을 전면 차단하는 조직쇄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외부에 조직쇄신을 헛된 구호로만 외칠 때가 아니다. 같은 사태가 반복된다면 공공 주거안정을 책임지는 LH에 대해 국민들이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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