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미세 플라스틱 범벅"…다른 장기보다 30배 더 쌓여
2024.09.02 05:00
수정 : 2024.09.02 14: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해외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뇌에 가장 많이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수년간 시신을 해부한 결과, 뇌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양은 다른 장기와 비교해 최대 30배 많았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뉴멕시코 대학교 매튜 캠펜 제약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뉴멕시코주 엘버커키 검시소에서 채취한 인간의 간, 신장, 뇌의 전두엽 피질 부검 샘플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지난 8년간 시신 92구를 연구한 결과 모든 장기에서 미세 플라스틱 수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간에 뇌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이 5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뇌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간과 신장 등 다른 장기보다 최소 7배에서 최대 30배 많았다.
미세 플라스틱은 5㎜~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이보다 작은 1㎛ 이하는 ‘나노(Nano)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크기에 해당한다.
매튜 캠펜 교수는 “평균 연령이 45~50세인 정상인의 뇌 조직에서 확인한 미세 플라스틱의 농도는 1g 당 480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뇌 중량 기준 0.5%였다”라면서 “2016년 부검한 뇌 샘플과 비교하면 약 50% 더 높은 수치로 오늘날 우리의 뇌가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이라는 것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뇌 조직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은 다른 장기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보다 크기가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캠펜 교수는 “뇌는 길이가 100~200㎚인 아주 작은 나노구조를 끌어들이고, 길이가 1~5㎛ 정도 되는 더 큰 입자는 간과 신장으로 유입됐다”고 부연했다.
또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지방을 좋아해 우리가 먹는 지방과 함께 혈액을 통해 장기로 유입된다고 분석했다. 인간의 뇌는 무게 기준으로 약 60%가 지방으로 다른 어떤 장기보다 지방을 많이 필요로 한다. 이에 플라스틱이 더욱 많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캠펜 교수는 “알츠하이머를 포함해 치매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 샘플 12개를 살펴본 결과, 건강한 뇌보다 10배 많은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었다”며 뇌 안에 미세플라스틱 증가가 치매 질환의 발병률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