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추진에… 업계 "사업하지 말라는 것"

      2024.09.09 18:33   수정 : 2024.09.09 18:33기사원문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자 카드업계가 '마른 걸레 쥐어짜기'라며 수수료 추가 인하 중단과 카드 수수료 재산정 제도 즉각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가맹점 수수료를 또 다시 인하할 경우 본업인 신용판매업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데다 대손비용 증가와 단기 고위험 대출성 자산 급증으로 인해 카드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로 카드혜택이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카드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년 주기 적격비용 재산정 정책은 이미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경감이라는 사회경제적 취지마저 훼손할 만큼 지급결제의 핵심 기구인 신용카드 산업을 회복 불능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승인·정산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반영해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출하고 있다. 여기에 마진율을 더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구조이나 2012년 1.5~2.12% 수준이던 카드 수수료율은 네 차례 연속으로 인하돼 2021년에는 0.5~1.5%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고비용 거래구조 개선을 통해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낮춰 이해 관계자의 비용 부담을 절감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적격비용이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1년 기준 280만개의 가맹점 가운데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원가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이 거의 100%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에 원칙적으로 카드사가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수료로 산업을 영위해야 하는 업종인데 우대 가맹점이 많아질 경우 더 이상 가맹점 수수료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카드사들의 근본산업인 신용판매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결제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리고, 대출사업이 확대되자 건전성과 수익성이 함께 악화되는 상황이다.
실제 카드사들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사업 규모는 2011년 기준 20조원에서 올해 7월 38조원까지 늘어났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건전성 악화는 카드사의 대손비용을 증가시키고,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는 소비자들에 대한 카드혜택 축소를 유발해 카드사의 영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과도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이 감소하면서 최근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인상하고, 무이자·할인혜택 등 각종 혜택을 축소할 수 밖에 없게 돼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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