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아내 간병해온 남편, 생활고 시달리자 아내 살해하고 자수

      2024.09.12 06:56   수정 : 2024.09.12 13: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투병 중인 아내를 10년가량 돌보다가 생활고에 시달리자 아내를 살해한 남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2부(김종혁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경남 양산 소재의 자택에서 아내 B씨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10년 전쯤 뇌 관련 질환이 발생해 신체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으로 투병해 온 B씨는 지난해 집에서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은 뒤 집에서 A씨 병간호를 받으며 지내왔다.

A씨는 아내 투병 생활로 수천만원 빚을 지게 됐고, 2년 전에는 자신도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디스크 증세까지 심해지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수술했으나 이후 기존 회사에 재입사할 수 없게 되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졌다.


아내를 돌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A씨는 범행 당일 전날 구입했던 복권의 당첨 번호를 조회했으나 낙첨한 것을 확인한 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일 A씨는 아내와 술을 함께 나눠마셨고, 아내가 취하자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법과 제도가 지키고자 하는 최고의 법익이고, 살인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질타하면서도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피고인이 약 10년간 보호자 없이는 거동이 불가능한 피해자를 부양한 점, 다른 유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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