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제주에 의사 없어 인천까지 440㎞ 날아온 임신부
2024.09.12 09:09
수정 : 2024.09.12 1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의료 인력이 부족한 탓에 제주서 인천까지 440㎞ 날아온 임신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신부 고모씨(30)는 조기 출산 위험으로 지난 9일 오전 11시께 제주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돌봐줄 수 있는 의사가 없어 440㎞ 떨어진 인천 인하대병원까지 소방헬기로 이송됐다.
당시 해당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전공의 집단 파업 사태 등의 여파로 담당 의사 1명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씨 부부는 소방헬기의 연료 부족으로 제주에서 충남 소방항공대로 1차 이송된 뒤 인천행 헬기로 갈아탔다.
구급차 이송 시간을 포함, 제주대병원에서 인하대병원으로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 30분에 달한다.
일반적인 임신 기간은 40주로 임신 25주 차인 A씨가 만약 조기 출산을 했다면 아이 건강도 장담할 수 없었다.
남편 우모씨(31)는 매체에 "진통제가 떨어지면서 아내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지니까 너무나도 불안했고 30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고향 제주도를 원망했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고씨는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조기 출산 위기를 넘긴 상태다.
인하대병원은 조기 출산아를 돌볼 수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과 고위험 산모를 치료하는 산부인과 인력을 갖추고 있어 고씨를 받을 수 있었다.
고씨를 담당한 최수란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매체에 "조기 출산했을 경우 아이는 무게 870g 정도의 초극소 저체중아로 태어나고 신생아실에서 집중 관리를 받아야 한다"며 "최대한 분만 시기를 늦추도록 치료했고 안정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여유는 없지만 '오죽하면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마음으로 환자를 받았다"며 "저희보다도 환자가 더욱 힘들 텐데 이런 상황까지 와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라고 털어놨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