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1개가 끝..차라리 주지를 말지" 씁쓸한 추석선물에 근로자들 한탄
2024.09.15 09:58
수정 : 2024.09.15 10: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를 맞이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사에서 받은 황당한 추석선물을 고발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사연이 잇달아 올라왔다.
15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개X소 추석 선물' '중소기업 추석 선물' 등 제목으로 다수의 글이 게시되고 있다. '개X소'는 직원에게 마땅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 중소기업을 비하하는 말이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A씨는 봉투에 신세계 상품권 1000원권 3장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A씨는 “다른 직원도 똑같이 받았다. 사람 기만질도 정도껏 해야지”라며 “(다른 직원은) 명절 끝나고 퇴사할 거라고 하더라. 나도 퇴사할 거다. 입사 4개월 만에 때려치우게 됐다”고 했다.
B씨는 나주 배가 여러 개 들어있는 선물 상자 사진을 올리며 "1개씩 가져가래요"라고 말했다. 한 사람당 한 상자가 아닌, 상자 속 배를 1개씩 나눠 가지라고 한 것이다.
다른 누리꾼은 스틱 형태로 된 건강식품을 사장이 소분해 가져가라고 주문했다고 밝혔고, 비닐에 쌓인 참치 통조림 3개를 선물로 받았거나 회사 사정이 안 좋아져 추석 선물을 주지 못한다는 사장이 고가의 외제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한탄도 나왔다.
글을 올린 또다른 누리꾼 C씨는 "추석 선물로 컵라면과 미니초코바 1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출근했는데 책상 위에 이렇게 돼 있어서 '뭐지'하고 앉았다"라며 "알고보니 사장이 가족 여행으로 공항 가기 전에 선물 미리 준다며 우리 회사 앞 편의점에서 2+1 라면을 사서 세팅해놓고 미국 갔다고 한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차라리 '회사 사정이 어려워 이번 추석엔 선물을 지급하지 못한다'고 진솔하게 사과하는 편이 더 기분이 좋을 것", "국회의원들이 이번 추석 휴가비로 424만원씩 받았다던데, 너무 비교된다", "이런 기업에서 열심히 일할 마음이 생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같은 중소기업 추석 선물 인증이 조작이라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HR 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지난 9월 직장인 1055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 및 상여금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중 35.5%만 추석 상여금을 받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6%는 “추석 상여금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23.9%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추석 상여금을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평균 83만 8000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