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집서 '물' 마신 후 폐에 구멍 났다는 男 "그냥 죽기를 기다린다"

      2024.09.19 07:47   수정 : 2024.09.19 10: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친구 집에서 물을 마신 30대 남성이 몇년 후 폐가 완전히 망가지게 된 사연이 공개됐다.

19일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30대 호주 남성 크리스 캐퍼(33)는 여과되지 않은 샘물을 먹은 뒤 폐의 3분의 1이 세균에 감염되고 패혈성 관절염을 앓게 됐다고 전했다.

여과되지 않은 샘물이 '비결핵 항산균' 감염 원인이라 주장


비결핵항산균 감염 진단을 받은 이 남성은 친구 집에서 마신 천연 샘물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캐퍼는 2021년 7월 호주 퀸즐랜드 북부 마운트 엘리엇에 위치한 친구 집에서 천연 샘물을 마셨다.

물은 마시고 난 뒤 캐퍼는 몸에서 열이 나고 잦은 기침을 하며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겪었다.
이후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2년 뒤인 지난해 7월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에 구멍이 난 사실을 알게 됐으며 6주가 지나자 폐의 3분의 1이 세균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흙, 물, 먼지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인 '비결핵 항산균(NTM)'이었다.

NTM은 사람 간 전염이 아닌 환경적 노출로 감염된다. 주로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존에 폐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환경에서 박테리아에 노출될 때 발생한다. NTM은 정수처리 과정 중 염소로 소독해도 살균되지 않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증상은 감염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폐 감염시 주로 기침, 호흡 곤란, 피로, 발열, 체중 감소, 가래, 흉통이 나타난다.

캐퍼의 경우 폐에 감염된 균은 그의 팔꿈치로 퍼져 '패혈성 관절염'까지 일으켰으며, 왼쪽 엉덩이와 허리뼈는 물론 피부까지 세균이 번졌다.

그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병원에서도 이 균에 대해 잘 모른다. 매일 알약 16개를 먹으며 버티고 있다. 그냥 죽기를 기다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폐혈성 관절염..심각한 관절 손상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


패혈성 관절염은 세균성 관절염, 화농성 관절염, 감염성 관절염 등으로 불리며 세균이 관절 안으로 침투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이 혈류를 타고 빠르게 번식해 하루 이틀 만에 심각한 관절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 측은 캐퍼가 기저질환으로 1형 당뇨병과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어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태라 박테리아 감염에 더욱 취약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낭포성 섬유증은 선천성 유전질환이다. 체내에서 점액, 땀, 소화액과 같은 체액이 지나치게 끈적끈적해지게 만드는 CFTR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그 결과, 점액이 폐와 소화기관에 축적되어 호흡 문제, 감염, 소화 장애 등을 일으킨다.

한편, 샘물이 깨끗해 보여도 그냥 마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미국 영양사 길리언 컬버트슨은 "샘물처럼 여과 되지 않은 물은 암반 물질을 통과하고 유기물과 접촉하면서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라며 "적절한 여과 및 오염을 제거하지 않는 물을 마시면, 자신도 모른 사이에 몸을 망가트리고 고통을 가져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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