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 쓰던 스리랑카 동포 살해한 외국인 노동자…징역 12년 확정
2024.09.20 12:01
수정 : 2024.09.20 16:26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자신과 말다툼을 벌이던 스리랑카인 동포를 살해한 30대 외국인 노동자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A 씨는 2023년 12월 3일 0시 52분쯤 전남 영암군의 회사 숙소에서 같은 국적의 회사 동료인 피해자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같은 방에 살면서 평소 흡연, 청소를 비롯한 숙소 사용, 정치, 종교 등과 관련해 자주 다투었는데, 사건 전날 오후 함께 친구의 생일파티에 다녀오던 중에도 다툼을 벌였다.
숙소로 돌아온 A 씨는 B 씨가 다툼 중 자신을 때리고 밀쳐 넘어뜨린 일에 대해 항의하다가 B 씨에게 계속해서 맞게 되자 화가 나 주방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찌르겠다"고 말하며 위협했다. B 씨는 A 씨의 머리를 계속 때렸고, 결국 A 씨는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이 평소 피해자와 자주 다퉈 사이가 좋지 않았고 피고인에 비해 신체 조건이 월등한 피해자가 피고인을 수시로 폭행하거나 비웃었다고 해도 범행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의 어린 자녀와 배우자 등 가족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오랜 시간 고통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거나 피고인의 타고난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성(惡性)으로 인한 결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와 검찰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2심은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사소한 다툼 끝에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했고 범행의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다른 해결 방법을 찾지 않고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