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타교수 모셔오고 대학원 확대… 한국의 MIT로"

      2024.09.24 18:03   수정 : 2024.09.24 18: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과학인재 양성, 지역산업과 협력 연계 등으로 지역과 함께 상생하며 발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 이건우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지난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구경북 지역과 산업 분야의 협업 및 우수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연구 지원 및 산·학·연 협업 강화를 위해 각 지역에 DGIST 캠퍼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 총장은 DGIST를 MIT 같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후 세계공학교육포럼 및 공과대학장 세계대회를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빠르게 신청·유치에 성공했다. 내년 9월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역 대학들 위기 극복 방안은

이 총장은 "DGIST는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구를 만들고 확장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구시와 수성알파시티 내에 'DGIST 글로벌캠퍼스'를 건립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를 통해 기관의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관련 연구 분야를 집적화하고, 지역 산업 및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해 지역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 총장은 "대구시와 협력으로 수성알파시티에 디지텍 혁신 거점을 구축해 새로운 신산업 창출과 기존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도울 것"이라며 "지역기업에 B2B 중심의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제조업의 생산성 정체를 극복하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또 경북도, 구미시와 함께 'DGIST 공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했다. 경북도와 DGIST, 구미시는 공학전문대학원의 조속한 개원 및 입학생 확보, 지역산업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산업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 대학원 운영에 관한 행·재정적 지원 사항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DGIST 공학전문대학원은 학사 학위자 중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가진 20명 내외의 입학생을 선발해 산업현장의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난제 해결 프로젝트와 수요자 맞춤형 오픈 커리큘럼을 제공할 방침이다.

공학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적 접근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직면하는 고난도 문제를 프로젝트 형식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우수경력을 보유한 산업계 리더들을 객원교수로 초빙해 기존의 교수진과 함께 이론과 실습을 통합한 팀 티칭을 주도한다는 복안이다.

DGIST는 메디컬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의료계의 융복합 연구 수요 증가 및 글로벌 시장 규모 성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문 의과학자(또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추진한다.

지난 2014년부터 의과학자(또는 의사 과학자) 양성 준비의 일환으로 융·복합 해부학 및 융·복합 생리학 등 뇌과학, 의료 로봇, 의료영상 관련 전문 지식을 교육하는 도전적인 교과 과정을 운영해 왔고, 2024년 '의생명공학전공'을 설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총장은 "지방 소멸 위기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내 과학 인재 발굴 및 양성이 지역 발전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기반의 과학 인재 양성 교육시설, 즉 (가칭)DGIST 부설 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법' 개정안 법안을 발의했고,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또 달성군과 협력 기반의 과학영재학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8월 7일 MOU를 체결했다.

이 총장은 "이런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DGIST는 오는 2028년까지 전임 PI(교원 및 연구원 등) 약 390명을 확보, 이를 위해 정부 예산 지원과 더불어 자체 예산을 활용해 인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나아가려면…

우선 구성원의 다양성 제고를 위해 구성원의 30%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우려 한다. 이 총장은 "세계적 석학, 쉽게 말해 축구의 손흥민 급 스타교수를 유치하고, 유학생의 양과 질도 키울 계획"이라며 "독일 드레스덴공대와 프라운호퍼연구소 간 협업 모델을 벤치마킹해 대학원과 연구원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부설 한국 뇌연구원과 함께 하는 융합연구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취임 후 DGIST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를 위해 세계적인 국제행사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바탕으로 '2025 세계공학교육포럼 및 공과대학장 세계대회' 유치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 최근 '아시아공과대학장회담(AEDS) 2026' 유치에도 성공했다.

"DG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관의 구성원이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이 총장은 "한국의 공학교육과 DGIST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각종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돼 교육, 연구, 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와 협업으로 DG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연구협력과 학생교류를 진행 중인 22개국 78개 대학 및 연구기관과 유대를 강화하고, 학부 1~2학년 대상의 현지 연수와 교환학생, 해외파견 연구 장학 프로그램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주요 대학의 우수학생을 DGIST로 불러 글로벌 연구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계 방학 기간을 활용해 베트남·캄보디아에 위치한 3개 학교의 학생을 초청해 DGIST 연구실에서 연구 연수와 함께 문화체험, 탐방 등을 포함한 인턴십을 수행하고 있다.

이 총장은 지역의 자기주도성과 자율성을 강화하고 지역혁신 성장을 위해 (가칭)국립경제과학연구원 설립을 주도해 지역 경제와 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장은 "10년 안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관의 성장 속도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최신 동향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캠퍼스 확장과 공간 운용 효율화, 경영환경 개선을 통해 조직의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교육, 연구, 가치 창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며 단기간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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