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르장머리 고쳐놔야 한다"..TV 채널 돌리던 60대 폭행한 요양보호사

      2024.09.26 04:20   수정 : 2024.09.26 0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 60대 여성 환자가 요양보호사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발로 밀고, 머리채 잡고...CCTV에 포착된 손찌검

24일 인천 강화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요양보호사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인천 소재의 한 요양원에 입소 중인 60대 여성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JTBC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고개를 숙인 B씨에게 삿대질을 한 뒤 팔을 거칠게 잡아 일으키고 화장실로 끌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A씨는 B씨를 화장실에 밀어 넣으며 뒤통수를 반복해서 때렸고, 뒤따라온 다른 여성은 화장실 문을 슬쩍 닫았다.


파킨슨병 환자인 B씨는 TV를 보다가 채널을 돌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너 같은 게 선생님들 우습게 봐서 그런다고 하면서 버르장머리 고쳐놔야 한다고 했다"며 "요양보호사들이 대장이니까 저는 그냥 때리면 맞았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요양보호사들의 일상적인 손찌검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A씨 등은 모로 누운 B씨를 발로 밀고, 머리채를 잡아 주저앉혔으며, 질질 끌어 화장실 바닥에 눕혀놓고, 옷을 쭉 잡아당겨 일으키기도 했다.

어머니 멍자국 본 아들이 고소... 되레 협박 당해

지난 4월 모친의 어깨 멍 자국을 보고서야 학대 사실을 알게 된 B씨 아들 C씨는 요양보호사 9명과 요양원 원장 등을 고소했다.

그러나 C씨는 고소 이후 오히려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씨는 "쫄리냐? 너 사과해, 나한테", "너 또 보자. 다음에는 얼굴 보자", "무섭지? 앞으로 무서워야 해. 기다려", "너 혼난다, 누나한테" 등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또 한 요양보호사는 지난 8월 C씨와의 통화에서 "너 사람 하나 죽이는 거… 그래서 네 엄마가 요양원에서 그렇게 당한 거 아냐. 난 네 엄마 자체를 싫어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요양원 측 "모자의 일방적 주장.. 우리가 피해" 반박

그러나 요양원 측은 B씨 모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요양원 원장은 "우리가 얼마나 피해가 큰지 모른다"면서 "(B씨가) 무조건 일방적으로 폭행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폭행 피의자나 피해자가 추가로 있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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