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 창문 열고 비닐봉지 '흔들'…미화원 고개 ‘꾸벅’한 사연
2024.09.27 13:00
수정 : 2024.09.27 13: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른 아침 출근길, 미화원에게 음료수를 건넨 훈훈한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출근길에 미화원에게’라는 제목의 글과 블랙박스 영상이 함께 올라왔다.
차 창문 열고 음료수 건넨 운전자
작성자가 올린 영상 속에는 하루 전인 25일 아침 6시31분께,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검은색 승용차와 바로 옆 인도에서 환경미화원 남성이 제초 작업을 마친 잔디를 쓸어내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때 조수석 창문 너머로 손을 내민 탑승자가 환경미화원을 향해 들고 있는 비닐봉지를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작성자는 “청소하느라 바쁜데 자기들 쓰레기까지 부탁하다니 괘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에는 반전이 있었다. 환경미화원이 다가오자 탑승자는 비닐봉지를 다시 차 안으로 가져갔고, 비닐봉지 안에서 음료수만 꺼내 환경미화원에게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쓰레기를 버리려고 부른 것이 아니라 음료수를 건네기 위한 손짓이었던 것. 음료수를 받아든 환경미화원은 고개를 꾸벅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다시 인도로 돌아갔다.
작성자는 “미화원이 다가오자 비닐봉지가 쓱 없어지고 음료수가 나타났다”라며 “누구신지 모르겠으나 같은 아파트 주민이었다, 괜히 제가 뿌듯했다”라고 설명했다.
"길 한복판서 주는건 잘못" 네티즌 지적에.. "음료수라도 드리고 싶어서"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이 “길 한복판으로 사람을 불러 음료수를 주는 건 잘못된 것 같다”,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낮춰보는 시선이 드러나는 것 같다”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성자는 “영상 끝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로 직좌 신호 떨어지는 시점이고, 우측 2차선은 우회전 차량들 때문에 주정차를 잘 안하는 곳”이라며 “정차 중에 순간적으로 음료수라도 드려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비닐봉지 내밀 때 아래쪽을 잡고 계신 걸로 보아 아마 봉지 안에 음료수가 들어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드리려니 봉지 버리는 것도 일일까 싶어 음료수만 따로 빼서 드린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