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노인, 오래 씹어먹으면 ‘치매’ 위험 높아진다" 충격적 연구결과
파이낸셜뉴스
2024.09.28 07:00
수정 : 2024.09.28 12:59기사원문
분당서울대·서울대·강북삼성병원 공동
저작기능과 치매위험 사이 연관성 분석

[파이낸셜뉴스] 노년기에 음식을 씹는 횟수가 늘어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을 오래 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과도한 저작 행위가 오히려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30회 씹는 남성, 10회 씹는 사람보다 '치매 발생률 2.9배'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지역사회 거주 노인 5064명(남 2195명, 여 2869명)을 대상으로 씹는 기능의 저하가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8년을 추적 관찰했다. 여기서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은 1년 동안 밥을 삼키기 전 평균적으로 씹는 횟수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남성의 경우 밥을 삼키기 전 30회 이상 씹는 사람이 10회 미만으로 씹는 사람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기억력이 더 빨리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0회 이상 씹는 남성의 치매 발생률이 10회 미만인 사람보다 2.9배 높다고 추산했다.
알츠하이머 위험수치는 더 높아.. 여성은 연관성 없어
특히 치매 중 예후가 더 나쁜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그 위험 수치가 3.2배까지 올라갔다. 평균적으로 평소보다 밥 씹는 횟수가 5회 늘어나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각각 16%와 23%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남성 노인의 씹는 횟수와 치매의 연관성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씹는 횟수가 많은 남성일수록 저작 조절 및 치매 관련 뇌 영역(백질·측두엽·후두엽 등)의 용적이 감소한 상태였다. 그러나 여성 노인에게서는 저작 획수와 치매 위험, 그리고 뇌 용적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노년기 저작 횟수 증가가 치매 병리에 대한 보상 행동일 수 있다"라며 "나이가 들어 음식을 너무 오래 씹는 현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 치매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