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찜 식당에 전화해 '닭갈비'먹고 식중독"..속초 식당에 걸려온 수상한 전화
2024.09.28 10:27
수정 : 2024.09.28 13: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강원 속초에서 식당 음식을 먹고 식중독이 걸렸다며 여러 음식점에 전화를 해 피해 보상을 요구한 남성이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은 강원도 속초시 해물찜 전문점 업주 A씨가 보낸 사연을 방송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남성으로부터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는 전화를 받았다.
남성은 '어떻게 해주길 원하냐'는 식당 측 질문에 "병원비와 약값이 인당 1만5000원씩 6만원 나왔는데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좀 짜증이 많이 나더라"고 했다.
남성은 결국 병원비 6만원과 음식값 6만원, 총 12만 원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음식값을 듣고 이 남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A씨 식당에선 4명이 메뉴를 시키면 나오는 최소 금액이 7만 원이기 때문이다. 그는 손님이 가격을 착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보험 처리를 약속한 뒤 손님이 방문했다던 날짜의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그러나 손님이 방문했다고 한 시간대엔 8~12명 단위의 손님만 있었고, 4명 단위 손님은 없었다.
A씨는 "다른 식당들에게도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경찰에 알리기로 마음 먹고 유도 질문을 던졌다"라며 "음식 값은 카드로 결제했냐 현금으로 했냐. 카드로 했으면 취소해주겠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이 남성은 현금결제를 했다고 답이 왔다. A씨는 남성이 준 계좌번호에 오류가 뜬다며 계좌번호를 여러 개 확보했다.
또 일부러 "저희 춘천점에 오셔서 7월 15일 날 식사하고 현금 내시고 닭갈비 드시고 탈 나서 병원 간 거 맞으시죠"라고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속초에서 해물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남성은 '네'라고 대답했다. A씨가 "왜 거짓말하냐"고 다그치자 남성은 연락을 끊었다.
그런데 A씨가 증거를 모아 경찰에 고소한 후 두 달쯤 지나 이번엔 A씨의 부모가 운영하는 횟집에 전화를 해 "회와 게를 먹고 탈이 나 일행이 병원에 갔다. 짜증이 많이 났다"라며 병원비 등으로 20만원을 요구했다.
A씨가 통화 녹음을 들어보니 전화번호는 달랐지만, 말투와 목소리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그 남성과 동일했다. 이를 확인한 A씨가 추궁하자 남성은 전화를 끊고 잠적했다.
A씨는 "다른 식당들에도 전화를 걸어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사연과 비슷한 고소·고발 건이 다수 접수,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