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줄어도 빚내서 내집 마련... 2분기 가계 여윳돈 36조 급감

      2024.10.07 12:00   수정 : 2024.10.07 18:05기사원문
2·4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전분기보다 36조원 이상 줄었다. 소득증가율이 뒷걸음질쳤음에도 '영끌'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결과다. 이에 주택매매 거래량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의 2·4분기 자금조달액은 14조원을 넘어 3개월 만에 10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7일 공개한 '2024년 2·4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2·4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4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77조6000억원) 대비 36조4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준비금으로 운용하는 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을 제외한 것으로 경제주체의 여윳돈을 의미한다.

가계 여윳돈이 감소한 것은 주택 순취득 증가 등 실물자산 투자가 확대된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소득 증가율(전분기 대비)은 올해 1·4분기에 2.0%에서 2·4분기 -3.1%로 역성장했다. 반면,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 등을 통해 개인이 순취득한 전국 주택매매 건수는 같은 기간 5967호에서 7897호로 늘었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4분기에는 연초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자금 운용규모가 굉장히 컸다"며 "2·4분기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고, 소비도 줄면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금을 중심으로 1·4분기 1조4000억원에서 2·4분기 14조6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2·4분기 기준으로 2022년(33조8000억원) 이후 최대다. 여유자금이 축소되면서 금융기관의 예치금도 58조6000억원에서 21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김 팀장은 "2·4분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는 추세를 보이면서 주택 거래와 관련된 대출이 늘었다"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을 보면 1·4분기 13만1000호에서 2·4분기 17만1000호로 늘었다"고 전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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