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돌아왔다… 코스피지수 상승 상품에 '베팅'

      2024.10.15 18:04   수정 : 2024.10.15 18:48기사원문
기관 투자자들이 귀환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보름 내내 매도 우위를 보이며 국내 주식시장을 외면했지만, 최근에는 순매수행진으로 증시 탄력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기관은 코스피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적극 사들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2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3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179억원, 225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을 고려했을 때 이들의 매도 물량을 기관이 대부분 떠안은 셈이다.

지난 9월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만 해도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팔자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기관이 팔아치운 금액만 2조1276억원에 달한다. 특히 기관은 7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보여왔지만 지난 11일부터 순매수로 전환했다.

돌아온 기관은 코스피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담고 있다. 같은 기관은 'KODEX레버리지'를 780억원어치 사들이며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2위에 올렸다. KODEX레버리지는 코스피 200 지수가 상승할 경우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이다. 기관은 'KODEX200'도 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상품은 덜어내고 있다. 최근 3거래일간 기관의 순매도 3위는 327억원어치를 팔아치운 'KODEX200선물인버스2X'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하락할 경우 2배의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전반적으로 기관이 단기 낙폭에 따른 반등을 내다보고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기관이 순매수한 KODEX레버리지, KODEX200 상품들은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종목들은 아니다"라며 "코스피 지수가 단기 낙폭을 보이자 반등을 겨냥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의 상승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면서 반등보다는 하락 혹은 정체 구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엠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당분간 더 떨어지지도 오르지도 않는 정체 구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도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코스피 지수 내에서 높은 시가총액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회복이 단기간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지수는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용택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올해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둔화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코스피는 현 지수에서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다가 경기 둔화가 명확해질 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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