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집어삼킨 경영권 분쟁 테마... 거래량 '활활'

      2024.11.01 06:00   수정 : 2024.11.01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다음 경영권 분쟁 가능성 종목은 뭘까요?" (네이버 종목 토론방)
"고려아연처럼 여기도 분쟁 한 번 났으면 좋겠네요" (온라인 주식 카페)
경영권 분쟁 관련주가 연일 뜨겁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높은 변동성에 탑승해 단기간 수익을 내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제2의 고려아연을 찾으려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10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유가증권시장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중 경영권 분쟁 관련주는 총 3곳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홀딩스, 티웨이항공, 한미사이언스 순이다.


티웨이홀딩스는 이 기간 1억4900만주가 거래되며 압도적인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티웨이항공이 5168만주로 4위를 기록했으며, 한미사이언스는 1420만주가 거래되며 8위에 올랐다.

티웨이항공은 대표적인 경영권 분쟁주다.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올해 9월 기준 26.77%까지 올라서면서 최대 주주인 예림당(29.97%)과의 지분 차이를 3.2%포인트(p)까지 줄이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의 지분 39.85%를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홀딩스가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티웨이항공 지분 29.97%를 가지고 있는 구조다.

한미사이언스 역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이 작고한 후 모녀와 형제가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모녀 측이 지분 셈법을 위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주주명부를 요구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명소노시즌(7027만주·2위), 예림당(3439만주·5위), 컨텀온(1439만주·26위)의 거래량이 높았다. 대표적인 경영권 분쟁주인 고려아연의 경우 1주당 가격이 높아 이 기간 거래량은 88만주에 그쳤지만, 코스피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서 4위를 차지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하자 경영권 분쟁주가 테마화가 돼 수급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여겨진다. 지분 다툼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호재로 볼 것인가, 악재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단타 비중이 높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호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더 크다"며 "지금처럼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지루한 흐름을 이어갈 때는 테마주에 수급이 더 몰린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이성훈 연구원은 "거래대금 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경영권 분쟁 등 테마주 순환매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제2의 고려아연을 찾고자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고려아연으로 수익을 낸 직장인 이모(31)씨는 "주식 커뮤니티에 제 2의 고려아연이 될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해 질문을 올린 적이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끝날 경우 주가가 떨어지지만 이 전에 수익실현을 하면 된다는 생각에 관련 종목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식 커뮤니티 이용자인 김모(40)씨는 "국내 증시는 단타 목적으로, 미국 증시는 장기 투자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 관련주를 찾기 위해 최근 공시를 열심히 들여다본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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