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만원이던 월급이 66만원"…현대트랜시스 직원들의 고충

      2024.11.05 11:24   수정 : 2024.11.05 11:24기사원문
[서울=뉴시스] 지난 28일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등 1000여명이 현대차, 기아 양재사옥 앞에서 대대적인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2024.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노조 조합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일수만큼 임금이 대폭 줄면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어서다.

5일 현대트랜시스에 따르면 평균 719만원에 달하던 현대트랜시스 지곡공장 대졸 기술직 임금은 지난달 174만원에 그쳤다.

여기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66만원 정도에 그친다.

사실상 월급이 끊기면서 일상생활을 계속하기 힘든 조합원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현대트랜시스 조합원 가족들이 모여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활고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지곡공장에서 일하는 남편을 둔 주부라는 A씨는 "한 달 월급이 없으면 바로 가족의 한 달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가 펑크나는 '한 달살이' 집안"이라며 "노조 집행부의 무리수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고, 주변에도 여기저기 곡소리 내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순간 이미 (노조가) 진 것"이라며 "모든 탓을 회사로만 돌리지 말고,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합원 가족도 "(조합원인) 남편이 출근하고 싶어도 마녀사냥당할까 봐 무서워 못 한다"며 "파업으로 성과급을 더 받아도 이미 손해 본 것을 만회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기본급 9만6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00%+700만원 ▲격려금 100%+500만원 등을 제시했다. 1인당 평균 약 2560만원 수준으로, 총액으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92%(107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등을 요구하면서 회사 제시안을 거부한 채 파업으로 강경 대응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 계열사 노조와 연대해 현대차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양재동 상경 투쟁을 계획 중이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 시위도 지속할 예정이다.


인정복 현대트랜시스 노조 서산지회장도 최근 낸 입장문에서 이번 파업에 대해 "올해 임단협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향후 다가올 외주화, 평등한 노사 관계 쟁취 등을 위한 것"이라며 "사측이 생계를 위한 임금을 가지고 현장을 분열시키고 압박하고 있지만 앞으로 발생할 더 큰 피해를 없애고 이기기 위해서는 단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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