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형 태양전지가 고온다습해도 400시간 견뎠다

      2024.11.11 11:24   수정 : 2024.11.11 11: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넓은 필름 형태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빠르게 만드는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에 유리로 밀봉한 태양전지 형태를 벗어나 매우 얇은 소재로 코팅해 잘 휘어짐으로써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자동차용 선루프 태양전지, 사물인터넷(IoT)용 배터리 등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함동석 박사팀은 전북대 김민 교수팀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롤투롤 기반 제조 플랫폼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롤투롤 제조 공정시간을 5배 이상 단축하면서도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기술보다 2배 이상의 규모인 100㎠ 모듈급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 또 새로운 밀봉 기술을 적용해 60도 온도와 90%의 습도에서 약 400시간 이상의 안정성을 보였다.


기존의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방식은 비연속적인 배치형 코팅 방식을 많이 활용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롤투롤 코팅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롤투롤 공정은 일반 배치 공정과 달리 정해진 크기의 건조장치 내에서 샘플이 이동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건조장치에 머물며 열처리하기가 어려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짧은 시간에 강한 빛을 쪼여 열처리하는 '초고속 광소결 기술(IPL)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슬롯다이 코팅법을 이용해 요오드화 납을 먼저 코팅한 후, 요오드화 포름암미디늄을 순차적으로 코팅하는 방식으로 페로브스카이트 막을 제조한다. 연구진은 이때 더 많은 빛을 흡수해 IPL 공정의 효율을 높여줄 수 있는 '세슘 포르 메이트' 첨가제를 요오드화 납에 추가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공정은 기존 롤투롤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10분 이상의 열처리 시간을 2분으로 단축했다. 또한 100㎠ 이상의 대형 유연 모듈 제작이 가능해져, 상업적 적용 가능성도 크게 확대됐다.

또한 연구진은 유연 태양전지의 수명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의 딱딱한 유리 기반 밀봉기술을 발전시켜, 투명 전극과 보호 성능을 모두 갖춘 유연 필름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밀봉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40% 수준으로 얇아 25% 이상 유연한 특성을 보였다.
이를 통해 60도의 고온, 90%의 고습도 환경에서도 태양전지의 내구성을 유지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함동석 박사는 "롤투롤 코팅 공정에 필요한 공정시간의 단축, 안정상 향상 측면에서 사업화를 위한 신공정 개발에 큰 의의가 있으며, 이 기술을 응용해 향후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와 '솔라 RRL'에 각각 5월 속표지와 7월 겉표지 논문에 연달아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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