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못 믿어?" SNS 통해 만난 女에 122억 뜯겨, 무려 피해자만...

      2024.11.26 14:11   수정 : 2024.11.26 14: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남성들에게 접근, 환심을 산 뒤 가상자산 투자를 유도해 120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0~70대 남성 84명이 돈 122억 보내

26일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한국인 모집 총책 A씨와 중국인 관리 책임 B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과 투자리딩방이 결합된 신종사기 수법으로 12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70대 남성으로 현재까지 피해가 확인된 사람만 84명으로 파악됐다.

일당은 한국에서 20∼30대 지인을 조직원으로 모집해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데려갔다.
이후 이성에게 호감을 얻어 돈만 가로채는 로맨스 스캠 범행 수법을 교육한 뒤 역할을 분담,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SNS 프로필에 한국계 외국인 여성 사진을 올리고 남성들에게 무작위로 접근해 일주일 이상 대화하며 호감을 얻고는 가상자산이나 금 선물거래 등에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하루 최대 10억 사기.. 폭죽 쏘며 자축하기도

가짜 사이트로 유인된 피해자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억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이 사기를 의심하면 일당은 그동안의 친분을 내세워 “나를 못 믿느냐”며 피해자들을 몰아세웠고, 투자 수익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세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다시 입금을 요구한 뒤 잠적해버렸다.

A씨 등은 가로챈 돈을 현지 호텔이나 클럽 등에서 유흥비로 탕진했다. 하루 최대 사기 금액 10억원을 달성했을 때는 폭죽을 쏘며 자축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조직원 20명을 검거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인 총책 등 6명을 인터폴 수배해 뒤쫓고 있다.


이에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계장은 “연애 감정을 이용한 신종 투자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비대면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사기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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