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의 굴욕'… 하반기 인버스ETF 수익률 20% 웃돌아

      2024.12.05 18:42   수정 : 2024.12.05 18:42기사원문
올 하반기들어 국내 증시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기초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까지 정치 리스크에 따른 증시 변동이 불가피해 인버스 ETF가 국내형 ETF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1일~12월5일) 국내 지수를 기초로 한 인버스 ETF 16종의 평균 수익률은 21.5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ETF 842종의 평균 수익률 -0.71%와 대조적이다. 전체 인버스 ETF 평균 수익률(5.56%)과 비교해봐도 4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가 7월 초를 고점으로 하반기 내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오히려 부각된 것이다. 지난 7월 11일 2890선까지 상승한 코스피는 이후 8월 블랙먼데이, 11월 미국 대선, 이달 비상계엄 사태 여파 등으로 12% 넘게 하락했다. 국내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반도체의 부진,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이차전지 업황 둔화 우려, 바이오 업종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하락압력이 커졌다.

특히 하반기 코스피 대형주의 낙폭이 확대되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종목을 담은 코스피200지수 관련 인버스 ETF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코스피200지수의 '곱버스' 상품 수익률은 평균 34%에 육박했다. 'RISE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하반기 수익률 34.61%를 기록하면서 국내 자산 기초 ETF 중 수익률 1위에 등극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두 배로 역추종한다. 뒤이어 'PLUS 200선물인버스2X'(34.29%), 'KOSEF 200선물인버스2X'(33.68%) 등도 33~34%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코스닥 지수를 역추종하는 상품도 수익률이 크게 뛰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5.2, 'PLUS 코스닥150선물인버스' 14.26%,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14.23% 등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지수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이 치솟자 개인투자자들은 대대적인 차익실현에 나섰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하반기 들어 총 802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이는 하반기 개인투자자 ETF 순매도 규모 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달리 항셍지수, 달러, 미국 빅테크 기업 등 해외 자산을 역추종하는 ETF의 경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들 상품은 -16%에서 -1%대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지수가 부진할 동안 해외 자산의 실제 수익률은 상승세를 그렸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증시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 불안 장기화에 따라 원화 약세,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들이 자금을 더 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하락장에서 인버스 상품 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지만 반등 시작 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 리스크에 따른 급격한 증시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장 LS증권 연구원은 "과거 탄핵정국과 달리 올해 국내 증시 펀더멘탈이 부진한 점은 우려 요소다.
국내 수출 증가율이 1월 고점을 찍은 뒤 둔화 추이가 지속됐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금융위기에서도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수준에서 바닥을 다졌던 만큼, 이번에도 2400선이 코스피 최종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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